판관비 늘리고 LG전자 출신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지난해 매출액 40% 급증···영업이익 줄어도 ‘투자’판매촉진비·종업원급여·교육훈련비 등 ‘내실 집중’
하이엠솔루텍은 지난해 LG전자가 조직개편 과정에서 렌탈 서비스를 직접 맡는 ‘케어솔루션’ 사업조직을 ‘팀’에서 ‘담당’으로 격상하며 행보에 관심을 받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엠솔루텍은 지난해 2922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전년 매출액 2087억원을 40% 이상 뛰어넘은 금액이다. 매출액 중에서도 고객과의 계약에서 생기는 수익인 ‘용역의 제공’ 항목이 2017년 1964억원에서 지난해 277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여기에 판관비도 지난해 298억원으로 전년 193억원보다 100억원 이상인 54% 수준 증가했다. 판관비 내역도 세부적으로 ‘판매촉진비’가 지난해 64억원으로 전년 20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 눈길을 끌었다.
‘종업원급여’ 역시 지난해 594억원으로 전년 407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교육훈련비’도 지난해 11억원으로 전년 5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그 가운데 모회사인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사이 매출은 지난해 2070억원으로 전년 1302억원보다 늘었다.
관련 업계에선 지난해 영업이익이 28억원으로 전년 81억원에서 크게 줄었지만 판관비 등 자금 성격을 보면 문제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하이엠솔루텍 임원진을 살펴보면 최근 LG전자 출신 인력을 재차 충원했다. 내실다지기에도 힘쓰고 있는 분위기다.
하이엠솔루텍은 지난달 20일 정순기 LG전자 H&A사업본부 정수기사업담당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2003년부터 LG전자에 근무한 정순기 기타비상무이사는 지난 1월 LG전자가 미국 나파밸리에서 캡슐맥주제조기인 ‘홈브루’ 체험존을 열었을 때 제품 설명을 돕기도 했다. LG전자 출신 조재효 대표이사와 박재현 사내이사에 더해 LG전자 힘을 하이엠솔루텍에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현규 LG전자 금융담당을 최근 감사로 앉혀 의사 결정 과정에도 속도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외이사는 기존 이감규 LG전자 H&A사업본부 에어솔루션사업부장이 그대로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3일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이 최근 국제표준인증전문기관인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업계 최초로 케어솔루션 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경영시스템(ISO 10002)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렌탈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렌탈 사업을 강화하면서 이를 위협으로 보는 시각이 뚜렷하다”며 “아무래도 여러 업체가 산발적으로 경쟁하는 시장 상황이라 그렇다”고 전했다.
렌탈 가전 업계는 현재 코웨이,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홈시스 등이 경쟁 중이다. LG전자는 2009년 정수기 렌탈 사업 진출 후 최근까진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렌탈 업계 영업직원은 “여의도 인근이나 수도권에서 하이엠솔루텍 마크를 단 경차를 볼 수 있는데 LG전자 마크를 같이 붙이고 있다”며 “아무래도 대기업인 데다가 가전 이미지가 좋은 LG전자라서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하이엠솔루텍은 홈페이지에 ‘LG전자 서비스 유지보수 자회사’라고 명시하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렌탈 유지관리 서비스 영업직군인 ‘케어솔루션 매니저’는 LG그룹 임직원몰에서 가전제품과 생활건강 제품을 임직원가로 구매 가능하다. 자녀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자금을 지원받는 등의 복지 혜택도 있다.
하이엠솔루텍의 이러한 행보는 다른 렌탈 업체 직원의 부러움과 경영진의 불안함을 동시에 일으키는 분위기다. 최근 다른 업체 영업직군에서 하이엠솔루텍으로 이직하려는 인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하이엠솔루텍을 통한 차원이 다른 렌탈 서비스를 하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다”며 “케어솔루션 매니저를 계속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감소 등에 대해서는 “지금은 서비스 질을 높이는 단계이지 그런 면을 우선하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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