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슈퍼호황’ 끝났다···반도체 ‘빅2’, 비메모리 전쟁 돌입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2017년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의 영업이익을 앞질러 알짜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지켜왔다.
28일 인텔이 공식 홈페이지에 최근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같은 161억 달러(약 18조7천억원)을 유지했고 영업이익은 7% 하락한 42억 달러(약 4조9천억원)를 기록했다.
인텔의 영업이익 하락에도 메모리 호황이 끝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하락폭이 워낙 커서 수익성 부분에서 인텔이 삼성전자를 제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 이후 발간된 증권사 리포트 6개를 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1분기 전망치는 매출액 최대 15조9천억원, 영업이익 최대 4조5천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 매출 20조7천800억원, 영업이익 11조5천500억원에 비해 각각 23%, 61% 가량 급감한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인텔보다 3조원, 4천억원 가량 밑돌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1분기 영업이익에서 인텔을 제친 뒤로는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그전에는 엎치락뒤치락 자리를 다퉜지만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에서 압도적 우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에서 인텔에 밀리며 수익성 좋은 '알짜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것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 인텔은 삼성전자에 내어준 매출액 1위 자리를 7분기 만에 탈환했지만, 영업이익 1위를 탈환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이어지며 기존의 원가 경쟁력으로 이겨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는 불황과 호황의 급격한 부침을 겪는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아 인텔이 삼성에 비해 시황의 영향을 덜 받았을 것이란 분석도 덧붙였다.
오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또한 삼성전자는 2조8천억원∼4조2천억원, 인텔은 42억달러(약 4조8천억원) 수준이어서 역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 수요 회복 지표가 나타나고 있어 관련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전망치를 보면 여전히 인텔을 제치기 힘들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690억 달러(약 80조2천억원), 영업이익 207억달러(약 24조원)로 4년 만의 역성장이 예상됐음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웃돌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해 상대적으로 가격 안정성이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비메모리 1위로 도약해 인텔을 제치겠다는 목표여서 반도체 ‘빅2’의 비메모리 전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침이 심한 메모리 반도체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게 비메모리 반도체”라며 “아직은 국내 시스템 반도체 실적은 인텔과 비교하면 미미하지만, 양쪽 날개가 모두 강해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메모리 반도체 또한 수요와 가격 측면에서 하반기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다 내년께 가파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0년 5세대 이동통신(5G) 등으로의 산업 변동과 데이터센터 교체주기가 겹치면서 반도체 활황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연합뉴스)
뉴스웨이 황의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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