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5월 1주(2~3일) 장기보장성 인(人)보험 신계약 보험료가 30만원 이상인 GA 설계사에게 소비자가격 398만원의 안마의자를 현물 시책비로 지급했다.
시책비는 설계사의 신계약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보험사들은 시책비 조정을 통해 설계사들의 영업을 독려한다.
삼성화재는 이 기간 GA 설계사들에게 300%의 기본 시책비를 적용하고 신계약 보험료가 30만원 이상이면 현금과 현물 중 원하는 유형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신계약 보험료가 30만인 설계사가 현금을 원한다면 보험료의 300%인 90만원을 지급하고 현물을 원한다면 보험료의 1300%인 안마의자를 지급하는 형태다.
삼성화재는 안마의자 지급 대수를 1인당 최대 2대로 정해 신계약 보험료가 60만원 이상인 설계사는 800만원 상당의 안마의자를 받았다.
삼성화재의 현물 시책비 1300%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권고로 업계가 잠정 합의한 기본 시책비 250%를 5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다만, 삼성화재는 안마의자를 대량 구매해 실제 구매가격은 87만원으로 소비자가격의 5분의 1 수준이다.
이를 감안한 현물 시책비는 290%로 현금 시책비에 미치지 못한다. 소비자가격만 보면 현물을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해보이지만 실제로는 현금을 받는 게 이득이다.
고액의 현물이나 현금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GA 설계사들의 인보험 신계약을 유도한 것은 다른 대형 손보사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기간 메리츠화재는 신계약 보험료가 20만원 이상인 설계사에게 순금 1돈을 현물 시책비로 지급했다.
메리츠화재는 순금과는 별도로 기본 시책비 250%, 특별 시책비 100% 등 총 350%의 현금 시책비를 적용했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3개 손보사는 기본 시책비 250%, 특별 시책비 150% 등 총 400%의 현금 시책비를 지급했다.
지난해 금감원이 손보사들의 과도한 시책비 지급에 경고장을 날리면서 잠잠해지는 듯 했던 GA 영업 경쟁은 다시 과열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초 보험료의 600%를 웃도는 과도한 시책비 경쟁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인상 자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9월 3개월 연속 월 보험료 30만원의 신계약을 체결하면 해외여행을 보내주거나 현금 50만원을 지급하는 특별 시책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기본 시책비 250%에 특별 시책비 55%가 추가돼 전체 시책비가 305%로 늘어났다.
이에 대응해 다른 대형사는 기본 시책비 250%에 특별 시책비 75%를 더해 전체 시책비를 325%로 늘리는 연속가동 특별시상을 실시했다.
삼성화재는 신계약 보험료 5만원당 무선청소기 1대(최대 10대)를, 현대해상은 주력 상품 판매 실적에 따라 쿨매트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삼성화재, DB손보, KB손보에 경영유의 및 개선사항을 통보했다.
금감원은 이들 회사에 대해 예정된 재원을 초과해 과도한 사업비를 지출했다며 상품별 사업비 집행 한도 관리 방안을 마련토록 했다. 또 GA채널 모집수당 지급과 환수 기준이 불합리하다며 기준 개선과 사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하지만 손보사들의 시책비 경쟁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고 인수심사(언더라이팅) 기준 완화를 통한 출혈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현대해상은 최근 지난달 개정된 ‘퍼펙트 플러스 종합보험’ 인수심사 기준 완화 지침을 GA에 내려 보냈다.
50~60대 대상의 효도플랜으로 명명된 이 지침에 따르면 암·유사암 진단비와 뇌·심혈관질환 진단·수술비가 1000만원으로 일시적으로 증액됐다. 간암, 폐암 등 중대질환 병력이 있어도 대부분 가입이 가능하고 반복 수술을 하더라도 100% 보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현대해상은 지침을 담은 포스터 형태의 교육용 판촉물에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현대해상도 미쳐보겠습니다’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썼다.
메리츠화재 역시 유사암은 2000만원, 뇌혈관·허혈성질환은 1000만원의 진단비를 지급하고 간병인 지원 입원일당을 지급하는 ‘간편한 건강보험’ 2종을 한시적으로 판매했다.
KB손보는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암, 간질환, 에이즈 병력자 외에는 모두 인수한다며 일반암 4000만원, 유사암 2000만원을 보장하는 암보험을 내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시책비가 최대 1000%를 웃도는 등 GA 설계사에 대한 시책비 경쟁이 또 다시 과열되고 있다”며 “손보사들은 서로 먼저 경쟁을 부추겼고 GA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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