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중견건설 트로이카 몸낮추기반도, 페이퍼컴퍼니 9개 청산하며 군살빼기중흥, 자산 10조 턱밑에서 둘째아들 계열분리호반, 작년부터 추진 IPO 멈칫···올해 넘길수도
대한건설협회 회장 출신 권홍사 회장이 이끄는 반도건설, 대우건설등 굴지의 대기업 집단을 위협하는 호반건설, 자산이 10조원을 육박하는 중흥건설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조정장세에 들어간 가운데 문재인 정부 리스크부터 승계 작업까지 감안하는 것으로 이유는 제각각이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으로 뛰어오른 반도건설이 대표적이다. 반도건설은 작년 계열사 중 9개를 청산하며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 정리작업에 들어갔다.
모두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유지되던 법인들이다. 반도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반도(옛 의성에이치에스개발) △다솜개발 △가람에이치엔씨 △수성개발이 청산됐다.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인 △대덕개발 △대도개발 △한빛개발 △한덕개발 △한샘개발도 사라졌다.
지난해 반도그룹이 진행한 계열사 청산 작업은 업계에서 비교적 선제적인 조치라는 분석이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은 과거에 설립했던 계열사들을 여전히 보유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그룹 역시 법인을 그대로 두고 다른 활용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었지만, 주택 경기 위축 상황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군살 빼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중흥건설은 같은 그룹사에 속했던 시티건설을 올해 계열분리했다. 정창선 회장의 막내아들인 정원철 사장이 이끄는 시티건설이 중흥건설그룹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면 중흥건설그룹은 자산이 10조원을 넘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에 들어간 뻔했다.
시티건설이 계열분리도 중흥건설그룹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에만 해당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만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자산 5조이상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 공시와 신고 의무를 지고 일감 몰아주기(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만 받지만 10조이상 상호출자 제한 기업집단에 지정되면 대기업집단 규제에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등이 더해져 한층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정창선 회장의 막내 아들인 정원철 사장이 이끄는 시티건설이 중흥건설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완료하고 공정위부터 완전한 독립경영을 승인받으면서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정원철 사장의 준비된 홀로서기가 정창선, 정원주 부자간 중흥건설그룹 경영 리스크를 크게 낮춘 셈이다.
김상열 창업주가 이끄는 호반건설은 IPO(기업공개)에서 몸을 사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장남(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 회사인 (주)호반과의 합병을 선언하면서 기업공개도 공언했지만 여전히 기업 실사만 진행하는 등 예비 상장 심사 청구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극대화가 필요한데다 내부적으로 현금도 많아 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호반건설과 호반의 합병으로 시너지·사업영역 충돌해소와 함께 김상열 회장에서 김대헌 부사장으로의 2세 승계 작업도 사실상 완성된 만큼 급할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돈도 그리 급하지도 않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호반건설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반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380억 원이며 유동자산은 2조 원을 넘어섰다.
2세 승계를 봐도 그렇다.
지난해 10월 김상열 회장이 최대주주였던 호반건설과 장남인 김대헌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단 호반을 합병하면서 김 부사장이 호반건설 최대주주(54.7%)에 등극하는 등 2세 승계가 사실상 완성됐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 부동산 규제에 따른 업황과 함께 각자 대표 중견건설사들만의 이유로 몸사리기가 퍼지고 있다. 모두 서울 진출을 꿈꾸고 있고 외형 확대가 목마른 상황이다. 몸사리기는 더 멀리 뛰어오르기 위한 일시적 움추림으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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