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주주 줄소송에 기술수출 파기 가능성도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1조 247억원에 달하는 인보사 기술수출과 제품수출 계약을 성사시킨바 있다.
미국 먼디파마와 인보사의 일본 시장 기술수출 계약(6677억원)을 맺었고, 중국 하이난성(2300억원),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1000억원), 홍콩·마카오(170억원), 몽골(100억원) 지역에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번 식약처의 허가 취소와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임상 3상 보류 등에 따라 기술수출이 파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7일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의 기술 수출 상대방인 먼디파마로부터 받은 계약금 150억원에 대해 먼디파마를 질권자로 하는 예금질권을 설정했다고 공시했다. 질권은 채권자가 채권의 담보로서 채무자에게 받은 담보물권이다.
질권설정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미국 3상 중단시 먼디파마로부터 받은 기 수령 계약금 150억원을 반환해야한다. 한국 식약처의 인보사 유통금지가 영구적이어도 계약금을 먼디파마에 돌려줘야한다.
이밖에 △기존에 양사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상 지급한 계약금과 관련해 코오롱생명과학이 신의칙에 위배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질권설정자가 회사자산의 주요 부분을 제3자에게 담보로 제공하거나 파산, 청산 지급불능 등 사유가 발생한 경우 △파산 또는 지급불능의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 계약금 150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허가 취소로 이중 하나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연히 계약파기가 거론되는 시점에서 기 수령한 먼디파마향 계약금 150억원 외에도 나머지 150억원 수령 시기도 불투명해졌다. 다른 기술수출 건 역시 물거품이 될수도 있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17년 일본 미스비스타나베제약과 인보사 기술 수출을 맺었지만, 일본측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계약 파기는 물론 국제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이 소송역시 식약처의 허가 취소로 코오롱측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티슈진은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지역으로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판매수익의 2%와 기술수출 수익의 50%를 갖는 구조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7년 식약처로부터 인보사 출시를 승인받았고 같은 해 11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개발에 투자한 비용으로 2017년, 2018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인보사 기술수출로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식약처의 허가취소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28일 중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 여부를 검토해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장 종료때까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또한 이후 검찰 수사에서 경영진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미 주주들은 공동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의 참여 주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27일 기준 소송참여의사를 밝힌 개인투자자의 수는 코오롱티슈진 324명, 코오롱생명과학 93명으로 집계됐다.
법무법인 한누리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의 2018년도 사업보고서상 소액주주 수는 5만9천445명(총 주식수 기준 36.66%)이다. 인보사 판매 중단(2019년 3월 31일) 발표 이후 코오롱티슈진 시가총액 상실분이 약 287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에만 최소 몇 만 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이 평균 5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는 계산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의 2018년도 사업보고서상 소액주주 수는 2만5230명(총 주식수 기준 59.23%)이다. 인보사 판매중단일인 올해 3월 31일 이후 시가총액 상실분이 약 5천9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 기간만 하더라도 최소 몇 만 명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이 평균 2000만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들 역시 소송에 나섰다. 법무법인 오킴스는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소송에 참여할 인보사 투여 환자를 모집해 244명의 원고를 확정했고, 28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동소송 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인보사 허가취소에 따른 여럿 악재들로 코오롱 측의 피해규모는 집계할 수 없을정도로 커지고 있다. 한편 코오롱과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이에 대한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허가 취소로 1조원대의 기술수출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의 피해규모는 점점 커질 것이며 이번 사태가 국내 바이오산업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han2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