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파업·직장폐쇄 등 ‘막장싸움’ 끝 합의인기車 QM6 생산차질 우려···위기감으로
부산공장은 주·야 2교대로 하루 평균 900대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 집행부가 지난 5일 오후 무기한 전면파업을 선언한 이후 부산공장의 나흘간 완성차 생산대수는 40대(7일), 111대(10일), 97대(11일), 150대(12일) 등에 불과했다.
13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사측은 오는 18일부터 중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 LPG(액화석유가스) 판매를 시작한다. QM6는 내수 시장에서 월 2500대 이상 팔리는 인기 차종이다. 기존 가솔린 및 디젤 모델에 이어 LPG 모델을 추가해 월 3000대가량 QM6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잡고 있다.
QM6는 부산공장 생산 차종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 모델이다. 올들어 지난달까지 5개월간 판매량은 1만3000대로 내수 물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상반기 부산공장은 로그와 QM6 2개 모델이 전체 생산량의 80%를 책임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6는 LPG 모델을 추가해 판매하면 물량을 더 늘릴 수 있는 차”라며 “조립라인에서 LPG 연료탱크만 교체하면 돼 주문량에 따라 탄력적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파업 기간 동안 사측이 가장 우려했던 것은 신차 효과를 내야하는 QM6의 생산차질 문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지난 7일과 10일 두 차례 노조 집행부에 공문을 전달해 신모델 출시를 앞둔 QM6 및 북미 수출 모델 로그의 생산량이 20%에 그친다고 노조에 파업 철회를 요청한 바 있다.
사측이 지난 11일 노조에 보낸 직장폐쇄 공고를 보면 “직장 폐쇄는 LPG 신차 출시에 맞춰 고객에게 한 대라도 더 인도하고 닛산 로그 북미 수출 물량이 납기 지연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돼 있다. 또 “전면 파업 참가자는 직장 폐쇄 기간에 사업장에 허가 없이 들어갈 수 없고 허가 없이 난입할 경우 건조물 침임조, 퇴거불응죄로 처벌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조 집행부는 지난달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타결금 차등 지급, 파업 참가자와 미참가자의 타결금 차등 지급, 파업 기간 임금 보전 등 법적으로도 허용되지 않고 구성원들의 갈등만 유발하는 불합리안 안건을 협상 타결 조건으로 제시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조합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집행부는 전면파업을 선언했으나 노조원들 반발이 커지자 결국 백기투항 했다.
재협상 3시간 만에 나온 잠정 합의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교섭에 앞서 파업철회와 부분 직장폐쇄 해제로 노사간 합의 의지가 강했다”며 “현 상황에서 상생 길을 찾지 못하면 노사 공멸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단협만 타결되고 나면 지연됐던 XM3(내년 신차)의 유럽 수출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 잠정 합의 내용을 보면 기본급 동결 보상금 100만원 지급, 성과 보상금 총 1076만원 지급 등 지난 1차 잠정합의안과 큰 차이가 없다. 여기에 신차 생산 안정을 위해 평화 기간을 갖기로 하는 ‘노사 상생 공동 선언’을 추가해 2차 합의를 도출했다.
노조는 오는 14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벌인다. 노조원들 상당수가 1년 가까이 끌어온 임단협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집행부 전면파업 지침에도 과반수 이상 파업을 거부한 만큼 이번 합의안은 가결이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2018년도 임단협 과정에서 지난달까지 250시간이 넘는 파업(정비사업소 95시간 부분파업)으로 3000억원에 이르는 매출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수출 중심의 회사이고 내수 규모가 작아 노사 갈등만 잘 해결된다면 국내 영업은 다시 활기를 찾을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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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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