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낙인찍혀 中서 겪은 불매운동 악몽 재현될까 우려日 아베와 오랜 친분 신 회장, 현안 관련 메시지 주목
롯데는 이달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올해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롯데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롯데는 그동안 사장단 회의를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개최했는데, 5일 동안 사장단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올 하반기가 처음이다.
현안이 산적했다는 의미다. 16일 식품 BU를 시작으로 17일 유통 BU, 18일 화학 BU, 19일 호텔 BU 등 각 사업부문별 사장단 회의가 진행되고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우수 실천사례 보고가 이뤄진다.
롯데 관계자는 “사장단 회의를 5일 동안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한 과제를 각 계열사 대표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하고 성과를 낼지를 보고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사장단 회의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개최되는 것이어서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신 회장은 사장단 회의 개최에 앞서 지난 5일 일본으로 출국한 터라, 그가 한일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롯데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등 수출규제에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지만, 아직 국내 소비자에게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한 상황이다. 유니클로나 무인양품과 같이 일본 기업과 합작사도 많아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불매운동 등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유니클로의 경우 롯데쇼핑이 49%,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의 지분을 갖고 있고, 이들 업체의 국내 매장이 대부분 롯데 유통 계열사 안에 입점해 있다.
앞서 롯데는 중국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크게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년동안 중국정부와 소비자에게 외면 받다가 결국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시장 철수까지 했다.
이 때문에 롯데와 거래하고 있는 일본 금융권 관계자들과의 업무 협의차 방일 중인 신 회장이 남다른 일본 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파악한 최신 정보와 일본 정치권의 기류 등을 롯데 사장들에게 전파하고 공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에서 태어나 성장한 신 회장은 4년 전 도쿄(東京)에서 열린 장남 결혼식 피로연에 아베 총리가 하객으로 참석했을 정도로 돈독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배경 때문에 작금의 한일 간 갈등을 푸는 데 신 회장이 모종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어렸을 때부터 집안끼리 교류가 있던 아베 총리와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상황은 개인적 친분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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