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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한진家 송사 전담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로 지정

델타항공, 한진家 송사 전담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로 지정

등록 2019.08.01 15:20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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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취득 공시, 법무법인 율촌에 맡겨횡령·배임 등 오너일가 개인 송사 전문상속세 신고 담당···고문은 한진칼 사외이사조원태 회장에 대리 법무법인 추천 요청한 듯

델타항공, 한진家 송사 전담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로 지정 기사의 사진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5.13%를 확보하며 3대주주 지위를 차지했다. 델타항공은 “경영 참가 목적은 없다”고 밝히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2대주주 KCGI의 경영권 분쟁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총수일가와의 연관성이 여전히 깊어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한진칼 주식 303만8000주를 사들이며 5.13%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고(故) 조양호 전 회장 17.84%, KCGI 15.98%에 이어 3대주주다. 국민연금은 4.11%로 4대주주로 밀려났다.

델타항공은 지분 취득 공시와 함께 “주식 등의 보유 기간 동안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규정에서 정한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도 제출했다.

델타항공의 행보는 KCGI를 다분히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델타항공은 앞서 지난 6월 대한항공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구축하기 위해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4.3% 매수했다고 밝혔다. 또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지분율을 최대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의 깜짝 지분 인수를 두고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지켜주기 위해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더욱이 조인트벤처(JV)를 맺은 대한항공이 아닌, 모기업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점은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KCGI는 곧바로 델타항공 이사회 측에 서신을 보내 한진칼 투자 의도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델타항공 측은 한진칼 경영진과의 합의는 없었고, 장기 투자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또 “현재 시점에서 한진칼의 기업지배 관행 또는 이에 대한 KCGI의 제안 중 그 어느 편에도 서 있지 않다”며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 내년 초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총수일가와 KCGI간 표대결이 벌어진다면 델타항공이 조 회장 편에 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KCGI는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연임을 저지하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더욱이 델타항공의 지분 취득 공시를 법무법인 율촌이 담당했다는 점에서 총수일가와의 밀접한 관계를 유추할 수 있다. 율촌은 조 회장 일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송사를 담당했다. 조 전 회장 생전 횡령·배임 사건 등을 변호했는가 하면, 지난해 불거진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논란’도 맡았다. 현재는 한진그룹 상속세 관련 행정절차를 담당하고 있다.

또 주순식 율촌 고문은 올 초 한진칼 주총에서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KCGI는 조 회장 일가의 송사를 담당한 율촌 소속인 주순식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델타항공이 조 회장 일가와의 상의 없이 자체적인 검토를 거쳐 대리 법무법인으로 율촌을 지정했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 평소 긴밀한 관계인 한진칼 측에 대리 법무법인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율촌을 소개시켜줬을 것이란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다.

전후 상황을 따져볼 때, 델타항공의 중립성이 원론적인 입장에 불과하다는 추론이 나온다. KCGI가 경영권 분쟁에서 열세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KCGI는 지난 25일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전무에게 공개적으로 회동을 요청하며 오는 2일까지 만남 여부에 대한 회신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그룹 측은 “검토 중”이라는 짤막한 답만 내놨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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