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홈플러스도 부동산 활용 자산유동화 적극이커머스 공세에 벼랑끝 대형마트···“최후의 선택”
최근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도 점포를 활용한 자산유동화 작업에 돌입했다. 그동안 국내 유통업체들은 목 좋은 곳의 부동산을 매입해 점포를 운영해 왔다. 고객이 몰리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기업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유통사들이 유통이 아닌 부동산업을 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직접 건물을 소유하는 비중은 무려 83%로 다른 유통사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건물 소유 비중은 약 60%에 달하며 외국 유통사들은 이보다 훨씬 낮은 50% 미만이다.
앞서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다른 유통사들이 영업적자에 시달리며 자산유통화에 나섰을 때에도 이마트는 “부동산 만큼은 건드리지 말자”는 원칙을 지켜왔다. 하지만 수익성이 급속도로 나빠지자 생각을 바꿨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1993년 신세계의 사업부로 만들어진 뒤 주요 상권에 매장을 내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웠고, 2011년 신세계에서 분할한 뒤에는 줄곧 흑자를 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온라인의 급습에 수익성은 빠르게 추락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으로 줄더니, 올 2분기엔 영업 적자로 돌아선 것. 실적 뿐 아니라 주가도 바닥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추락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낮췄다.
이마트는 우선 점포 10여 곳을 매각해 자산유동화에 나서기로 했다.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sale & leaseback) 방식으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된 현금을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마트보다 한 발 앞서 자산유동화를 진행해왔다. 수 년 전부터 세일 앤 리스백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신규 투자재원으로 사용해 왔다.
롯데쇼핑은 올들어 자산유동화를 위해 리츠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리츠는 특정 부동산이나 관련 대출에 투자해 발생한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투자신탁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현재 건물주가 세입자가 되고 투자자가 건물주가 되어 임대료를 받는 자산 유동화의 한 방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에 넘기고, 약 4200억원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5일에도 롯데리츠에 아웃렛·백화점·마트 9곳을 처분하고, 약 1조629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백화점 구리점, 롯데백화점 광주점, 롯데백화점 창원점, 롯데아울렛·롯데마트 대구율하점, 롯데아울렛·롯데마트 청주점, 롯데마트 의왕점, 롯데마트 장유점 등이다.
롯데리츠는 리츠 상장(IPO)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신청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확인에 거쳐, 이달 말 증권신고서가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츠는 공모 마케팅과 세일즈 등에 돌입한 뒤 투자자 모집에 나서며, 최종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은 10월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리츠에 점포를 매각해 현금흐름이 개선될 뿐 아니라, 롯데가 리츠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시세차익도 볼 수 있다”며 “자산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매장 51곳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중단된 상태지만 향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IPO를 추진했던 홈플러스 리츠는 국내 최초의 조(兆) 단위 공모 리츠로 주목을 받았다. 수요예측 성적이 기대치를 하회해 상장을 철회했지만 회사 측은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당시 공모희망가는 주당 4530~5000원으로, 공모 규모가 1조5650억~1조7274억원이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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