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률 50% 이상시 재무개선 명령지난해 60% 돌파···국토부 사정권 들어성장세 둔화·日 보이콧 등 영업 어려워최악의 경우 2022년 면허취소 될 수도인수자, 추가 자금지원 불가피···부담 가중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7일 개정된 ‘항공사업법 시행령·규칙’에 따라 완전자본잠식(자기자본 0) 상태거나 50% 이상 자본잠식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다. 개선명령을 내리고 난 뒤 50% 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개정안은 기존 항공사업법보다 면허취소 기준이 강화됐다. 개정 전에는 자본잠식률 50% 이상이 2년 이상 지속될 경우 재무구조 개선명령이 가능했다. 또 명령 이후 3년간 자본잠식률 50% 이상 상태가 계속돼야 면허를 취소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이전 기준보다 1년씩 단축됐다.
개정안 시행은 오는 2020년 2월28일부터다. 국토부는 이미 2017년 이 같은 내용을 각 항공사에 설명하고, 관련 공문을 발송했다. 2018년 1분기에 발표된 항공사별 ‘2017년 감사보고서’부터 항공사의 재무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2015년 창립해 2016년 10월부터 첫 운항을 시작했다. 2017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47.7%로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지만, 지난해 말 63.4%로 15.7%포인트 급증하면서 국토부 사정권 안에 들었다. 부채비율은 2017년 366.6%에서 지난해 971.8%로 늘었다.
문제는 자본잠식률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창립 후 적자 폭을 개선하고 있지만, 올해도 흑자전환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항공업 성장세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일본행 여행 수요 감소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출자해 설립한 저비용항공사(LCC)다.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노선을 이관받아 운항하던 에어서울은 일본 소도시를 중심으로 노선을 늘려왔다. 전체 노선의 60% 이상을 일본 노선으로 채웠고,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여기서 나온다.
비상장사인 에어서울의 올해 2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악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업체간 경쟁 심화 등 대대적인 악재가 맞물리면서 6개 상장 항공사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CC업계 맏형 제주항공이 20분기 만에 첫 적자를 낼 만큼 영업환경은 좋지 않았다.
7~8월 여름 휴가철이 낀 3분기에도 적자 탈출은 힘들어 보인다. 일본 보이콧이 본격화되면서 직격탄을 맡고 있기 때문. 지난달 말 기준 에어서울의 8월 예약률은 45%, 9월 예약률은 2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30%포인트, 20%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에어서울은 내년 초 발표되는 감사보고서에서 올해 자본잠식률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나면, 국토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게 된다. 2년 뒤인 2022년까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면허취소를 받을 수밖에 없다.
에어서울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흥행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에어서울이 자체적으로 자본잠식률을 낮출 방법은 많지 않다. 부동산 등 매각할 자산도 마땅치 않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가 추가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에어서울의 2017년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지 않은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지원 덕분이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정부가 분리매각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통매각을 원칙으로 하지만, 원매자가 원할 경우 협상하겠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업계에서는 분리매각이 추진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LCC로 인수 후보자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고 본다.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아 운영이 수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약 2조원대로 추정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점도 강점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서울의 자본잠식률을 낮추기 위해 끊임없이 지원금을 넣어줘야 한다는 점은 인수전 참가의 고려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를 통째로 사들인 이후 에어서울만 따로 떼 내서 파는 방법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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