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세아들 회사, ㈜한화와 공동지주사 형태자회사 상장 등 기업가치↑···합병·청산 고려완전지주사 대신 승계 염두에 둔 계열사 구획화
한화그룹은 2017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룹 시스템통합(SI) 계열사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물적분할했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50%, 25%, 25%씩 지분을 들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14.49%)과 한화에너지(100%) 등을 지배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지배구조를 정상화하려면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을 합병해야 한다고 본다. 3형제가 보유한 ㈜한화 지분율은 김 전무 4.28%, 김 상무 1.28%, 김 전 팀장 1.28%에 불과하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물려받기 위해선 지주사 지분 확보가 절실하다. 김 회장(18.84%)의 지분 상속에 의존하기엔 천문학적 규모의 상속세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합병이 이뤄지면 지분스왑(주식 맞교환)으로 지주사 지분을 비교적 쉽게 넘겨받을 수 있다.
현 상황에서 합병이 추진되면 3형제의 지분가치는 희석된다. 지난해 기준 ㈜한화와 에이치솔루션은 자산 규모(별도)에서만 11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3형제가 더 많은 ㈜한화 지분을 확보하려면 에이치솔루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자회사 상장이 향후 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한화시스템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이르면 10월께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종합화학은 에이치솔루션 손자회사로, 한화에너지가 지분 39.1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한화시스템 코스피 입성이 완료되면 곧바로 상장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자회사 상장이 완료된 이후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을 처분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갖고 있을지 여부는 예단하기 힘들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에이치솔루션 기업가치는 높아지게 되고, 여기서 확보한 자금은 향후 지배구조 재편성에 활용될 수 있다.
이와 달리 정공법을 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에이치솔루션을 청산하는 것인데, 경영 승계를 위한 막대한 실탄이 담보돼야 가능하다. 직접 지분 취득에 나설 경우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을 전량 매각해 실탄을 마련하는 방안이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나선 점도 눈여겨 봐야 한다. 에이치솔루션은 8~9월 61차례에 걸쳐 보통주 150만주와 종류주(우선주) 67만5000주를 사들였다. 지분율은 지난해 말 2.12%에서 9월 말 4.34%로 늘었는데, 3형제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분구조가 복잡한 계열사들은 단순화 작업이 한창이다. 크게는 화학과 방산, 금융, 레저로 구분된다. 김 회장은 김 전무에게 화학과 방산 등 그룹 경영 전반을, 김 상무와 김 전 팀장에게 각각 금융과 레저를 맡길 것으로 점쳐진다.
화학 계열사는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내년 1월1일부로 합병을 완료해 석유화학과 태양광, 소재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사업구조 재편을 마친 방산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점에 서 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테크원, 한화지방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를 자회사로 둔다. 금융 계열사는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수직계열화 작업을 완료했다.
백화점·리조트·호텔·푸드 사업을 영위하는 레저부문은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 하지만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김 전 팀장의 복귀와 관련해 결정된 사안이 없어 당장 급할 게 없다는 분위기다. 한화갤러리아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면세점 사업 철수를 완료한 점으로 미뤄볼 때 조직 단순화를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큰 틀에서 계열사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얽힌 지분을 완전히 끊어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더욱이 금융 계열사 분리를 고려하지 않고 있어 곧바로 완전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 지주사는 금융·보험사를 소유할 수 없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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