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2.2% 달성 어렵다...전망치 조정 시사“작년 금리 인상 땐 경기 이렇게 나빠질지 몰랐다”
이 총재는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회복세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정책 시그널을 시장에 준 상황”이라면서 “시장의 기대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지난 8월에 열린 금통위에서 조동철‧신인석 금통위원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만큼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당장 10월 금통위가 아니더라도 1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이루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현행 연 1.50%에서 1.25%로 역대 최저치가 된다. 지난 2016년 6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연 1.25% 금리가 유지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해 11월 경기 하강 국면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을 지적하자 “지난해 인상할 때는 경제가 이렇게 나쁘리라고 생각 안 한 게 사실”이라면서 “경기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알았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장은 ‘D(디플레이션)의 공포’로 가득찼다. 여야 의원을 구분하지 않고 두 달 연속 이어진 소비자물가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9월 소비자 물가는 2018년 같은 달보다 0.4% 하락했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물가 상승률이 공식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8월의 경우 0%로 발표됐지만 소수점 두자리까지 본다면 0.04%로 사실상 두 달 연속 마이너스인 셈이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은 낮은 물가가 시작이었다”면서 “전반적인 물가 관리에 있어서 한은이 너무 머뭇거리며 눈치 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의 상황이 디플레이션 초기 국면이거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한다”면서 물가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마이너스 물가는 징후로 해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마이너스까지 간 것은 농수산물 기저효과가 컸기 때문”이라며 “이를 제거하면 물가가 0%대 후반까지 가는데 디플레이션으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답했다.
또 올해 1%대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이 총재는 “그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제시한 2.2%에 대해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답하면서 11월 수정경제전망에서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0년 2.5% 성장률 달성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자신 있게 말할 상황은 아니”라며 “내년 성장은 글로벌 교역, 중국 경제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최저임금 연구 보고서를 둘러싸고 한은이 정부의 방향성에 맞게 보고서를 왜곡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은의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발간 직전 외부 익명 심사 과정에서 최종 보고서에 담겨있던 ‘최저임금 속도를 조절할 필요성을 제기한다’는 내용 등이 빠졌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한은의 전형적인 보고서 ‘물타기’의도가 아니냐”며 한은의 독립성을 질타했다.
이 총재는 이에 대해 “이 내용을 보고 받았다”며 “연구결과 분석기간이 지난 2010~2016년까지 돼 있는데 그 이후에 이뤄진 정책에 대판 평가는 맞지 않다고 심사위원들과 의논했고, 원저자와 협의해 최종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2월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와 임현준 당시 한은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한 ‘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로 ‘BOK경제연구’ 간행물에 실렸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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