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18일 유증대금 3750억 납입푸본현대생명은 1500억 후순위채 발행
공교롭게도 최근 롯데그룹의 품을 떠난 롯데손해보험과 1년 전 현대자동차그룹이 발을 뺀 푸본현대생명이 주인공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빅튜라)와 호텔롯데가 참여하는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18일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롯데손보의 대주주 변경을 승인한 지 약 2주만에 이뤄지는 자본 확충이다.
JKL파트너스는 새 최대주주, 호텔롯데는 옛 최대주주다. JKL파트너스는 53.49%, 호텔롯데는 5%의 롯데손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5월 24일 롯데지주와 롯데그룹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53.49%(7182만8783주) 총 373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롯데지주는 당초 우호지분을 포함한 보유 지분 58.49%를 전량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협력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호텔롯데 보유 지분 5%를 남기기로 했다.
다른 중소형 보험사인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까지 총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다.
푸본현대생명은 내년 1분기까지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을 나눠 발행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자본 확충은 지난해 9월 최대주주가 현대차그룹에서 대만 푸본생명으로 바뀐 지 1년만이다. 당시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라 실시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현대모비스가 불참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현재 푸본현대생명 지분은 푸본생명이 62.4%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커머셜이 20.2%, 현대모비스가 16.9%를 나눠 갖고 있다.
두 보험사가 잇따라 자본 확충을 추진하는 것은 주력 사업분야 중 하나인 퇴직연금 신용위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위험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급여력기준금액 산출 시 퇴직연금 신용위험액 반영 비율이 35%에서 70%로 상향 조정돼 신용위험액이 증가했다.
특히 롯데손보의 올해 6월 말 RBC비율은 140.8%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말 이후 150%대를 유지하다 올해 3월 말 160%를 넘어섰던 RBC비율은 3개월만에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RBC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재무건전성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의 RBC비율은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 역시 올해 3월 말 304%에서 6월 말 221%로 83%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6월 말 이후 3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롯데손보와 푸본현대생명은 각각 롯데그룹, 현대차그룹 계열·관계사에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의 3분의 1 이상을 의존해왔다.
롯데손보는 올해 6월 말 총자산 14조7169억원 중 특별계정 자산이 6조6715억원(45.3%)으로 절반에 육박한다.
롯데손보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 중 롯데그룹 계열사의 비중은 36% 수준이다. 올해 6월 말 다른 금융기관 제공 상품 관련 계약을 제외한 거래액만 8907억원에 달했다.
푸본현대생명은 현대차그룹 계열분리 전인 2017년 12월 말 퇴직연금 적립액 5조9658억원 중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거래액이 2조1304억원(35.7%)이었다.
자본 확충 이후 롯데손보와 푸본현대생명의 RBC비율은 각각 190%, 250% 이상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다만, 퇴직연금 신용위험액 반영 비율은 내년 6월 말 100%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서 향후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장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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