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보유 르노삼성 지분 정리로 가닥계약연장 得없다 판단···르노삼성 입지 약화르노삼성측 “최종 확정사안 아냐···협의 필요”
재계와 자동차 업계에서는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이 끝난 후 삼성이 보유한 비효율적 지분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레 브랜드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2020년 8월 브랜드 사용 계약이 종료되는 르노삼성차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은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에 삼성차를 매각하면서 10년 단위로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와 관련 삼성 계열사 고위관계자는 최근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만나 르노삼성과 브랜드 계약을 더 연장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측의 공식 입장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현재 삼성은 르노삼성 지분 정리와 관련해 일체 언급을 꺼리고 있다.
다만, 이를 토대로 보면 삼성이 르노삼성 지분 정리 의지가 있고, 결국 자동차 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제기해왔던 브랜드 사용권 재계약 파기는 기정사실로 가는 분위기다.
르노삼성은 현재 삼성 측으로부터 어떠한 메시지도 전달 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아직 확인이 되지 않는 사안이지만 결국 삼성이 계약 만료에 따른 최종결단을 내리면 정리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르노그룹이 79.9%, 삼성카드가 1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우리사주조합 0.20%다. 삼성카드측은 지분 매각 등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형세단 SM5가 현대자동차 쏘나타보다 더 인기를 끌던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삼성 브랜드 효과는 대단했다. 하지만 현재 내수 시장에서 SM5 존재감은 약해져 지금은 삼성자동차 이미지가 사라진 지 오래됐다. 더욱이 삼성은 자동차 사업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車’로 불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특히 삼성이 현대·기아차가 지배하는 내수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르노삼성과 파트너 관계를 계속 지속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SM5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급격히 낮은 데다 르노 브랜드를 도입해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르노삼성과 굳이 계약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강성 노조로 돌변한 르노삼성 노동조합 역시 삼성 측이 보기엔 불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은 내년 8월까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최종 결정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삼성측이 내년 8월로 종료 예정인 브랜드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정기간 유예기간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추가적인 논의는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그리는 삼성의 미래 청사진을 비춰볼 때 르노삼성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부회장이 2014년 5월 경영에 전면 등장한 이후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실제 이 부회장은 2014년 8월 미국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개발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같은 해 11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했다. 2015년 2월에는 미국 모바일 결제업체인 루프페이를 인수한 뒤 이어서 10월에 삼성정밀화학과 케미칼을 롯데에 매각했다.
삼성은 국정농단 사태 직전인 2016년에도 크고 작은 사업 재편을 진행했다. 2016년 6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했다. 곧바로 7월에는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에 5100억원 지분투자도 단행했다. 뒤이어 9월에는 프린터 사업부를 휴렛팩커드(HP)에 매각하고 10월엔 미국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했다.
2016년 11월 세계 최대 전장 업체인 하만도 품었다. 당시 이 부회장은 80억 달러(약 10조)를 투입했는데 이는 한국 인수합병(M&A) 역대 최대 규모다. 사실상 자동차 관련보단 자동차전장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한 만큼 완성차를 향한 미련이 사라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화학사업 등을 매각하고 5G와 인공지능 등 신사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볼 때 삼성카드가 갖고 있는 (르노삼성)보유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얘기는 지난해 부터 지속적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도 “삼성이 굳이 삼성 이름을 빌려주고 얻는 게 크지 않다”며 “브랜드 계약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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