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쪼개기 국회’로 돌파 고심···한국당, 통과 막기에 총력

민주당, ‘4 + 1 협의체’ 통해 법안처리 과반 확보 나서

필리버스터 피하기 위한 해법 ‘쪼개기 임시국회’ 검토

한국당, 선거·공수처 막기 총력···민생법만 통과 가능

‘수정안 무한 발의’ 제안 있지만···시간지연에 그칠 듯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면서 국회의 시계가 멈췄다. 더불어민주당은 ‘4+1 협의체’를 가동해 ‘쪼개기 임시국회’를 고심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에 맞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3일 여야는 각각 정국을 풀기 위한 해법을 고심중이다. 한국당이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면서 정기국회에서 본회의를 개최하는 건 어렵게 됐다. 정기국회 기간인 10일까지 본회의를 열긴 어려울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묘안을 고민하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4+1 협의체다. 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4+1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방안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에 한국당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한국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이 연합해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정상화하는 방안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밝혔다.

이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예산과 개혁, 민생 완수를 위한 4+1 비상공동행동을 제안한다”면서 “이를 위해 여야 4당+1 대표자 비상회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등도 4+1 협의체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4+1 협의체가 구성되면 법안 통과는 수월해진다. 기존 민주당(129석)에 민주당 출신 무소속 문희상 국회의장·손혜원 의원 이외에도 정의당(6석), 평화당(5석), 대안신당(10석)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 함께해 과반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당이 또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임시국회를 쪼개서 내는 일명 ‘살라미 전술’이 대안으로 떠른다. 이탈리아 소시지 살라미에서 따온 말로, 소시지를 조금씩 나누어 썰어 먹듯이 쟁점 이슈를 세분화해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협상 방안을 뜻한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끝난 후 다음 회기에 같은 법안에 사용할 수 없다. 다음 임시국회를 열면 법안에 곧바로 표결에 부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번 임시국회를 열자는 것이다.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고집한다면 민주당은 이러한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저지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일부터 당무에 복귀해 청와대 인근에 텐트를 쳐놓고 당 회의를 열고 있다. 이날 황 대표는 “양대 악법(선거법·공수처법)은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 카드가 적중했다고 보고,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 필리버스터를 강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비판 여론이 생겼던 ‘민식이법’ 등은 필리버스터 없이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일각에선 본회의에 오른 법안 중 수정안부터 처리하도록 한 국회법을 이용해 ‘수정안 무한 발의’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전자투표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본회의 표결 시간을 조금 더 늦추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