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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CJ···발등에 불 유동성 확보 나선 이재현

비상경영 CJ···발등에 불 유동성 확보 나선 이재현

등록 2019.12.10 17:09

수정 2019.12.10 18:01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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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트 CJ’ 완성 무리한 행보로 핵심 계열사 재무구조 심각한 타격동시다발적 자산매각 통해 현금 확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재현 회장의 CJ가 흔들리고 있다. 이 회장은 당초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 ‘그레이트 CJ’를 완성할 계획이었지만 핵심사업 확장 등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하기 시작했다.

CJ그룹은 2017년 브라질 단백질 소재 기업 셀렉타부터 지난해 미국 냉동식품 2위사인 쉬완스까지 최근 3년간 크고 작은 M&A를 11건 진행했다. 결정타는 계열사 CJ제일제당이 1조 5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냉동 식품회사 쉬완스였다. 인수 이후 CJ제일제당은 차입금이 크게 늘어나며 재무구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부채비율은 200% 가까이 치솟았다.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이 회장이 야심차게 발표한 ‘그레이트 CJ’ 전략 선회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 회장이 목표로 한 ‘그레이트 CJ’ 완성은 매출 60조원 달성이다. 지난해 약 30조원의 매출에 비춰볼 때 앞으로 2배 이상을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는 현 상황에서 실현 불가능하다.

이 부회장은 공격적 M&A를 통해 목표 달성을 하겠다는 계산이었지만 현실과 다소 괴리가 있었다. 때문에 이 회장은 그룹 경영진에게 “연내 어떻게든 재무구조를 원상복귀 시켜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CJ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물론 계열사 등 매각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

우선 CJ는 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번지 외 토지와 건물을 케이와이에이치(KYH)에 8500억원에 처분키로 했다. CJ인재원 부지도 매각하기로 했다. 두 동으로 나뉜 CJ인재원은 한개 동을 CJENM에 팔아 528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CJ인재원은 이 회장이 살던 집을 허물고 인재개발 시설로 지난 2003년 건설된 CJ그룹의 상징과 같은 장소다.

CJ제일제당은 구로구 공장부지와 건물 2300억원 규모를 부동산신탁수익회사(REITs)에 매각도 추진중이다. 거래 상대는 와이디피피(YDPP) 유한회사다. 이 계약이 체결될 경우 CJ제일제당은 올해에만 총 1조1328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현금이 모두 들어오면 CJ제일제당의 ‘세전·이자지급전이익(EBITDA)’은 5 미만으로 낮아진다. EBITDA는 기업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주요 잣대로 통상 5를 초과하게 되면 신용평가 등급 하향 요소로 작용한다. CJ제일제당의 올해 상반기 EBITDA는 5.4다.

이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도 대폭 정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CJ푸드빌을 비롯해 제일제당의 일부 외식 식품 브랜드. H&B스토어 올리브영 등의 매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품과 외식은 비비고 등 글로벌 브랜드만 남기고 모두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운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CJ 고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최근 계열사 사장들을 불러모아 외식사업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글로벌 주력 브랜드 비비고나 뚜레쥬르 같이 해외서 선전하고 있는 브랜드를 제외하고 적자 브랜드에 대한 점포 축소는 물론 매각까지 검토하라는 것으로 각 계열사 경영진들은 외식 브랜드에 대한 사업구조개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CJ CGV 역시 중국과 동남아 지역 자회사 지분 일부를 매각해 33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CJ CGV는 2017년말 216.3% 수준이던 씨제이씨지브이의 부채비율은 리스 회계 기준 변경과 터키 법인 부진 등 영향으로 지난 9월 말 723%로 뛰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전체 성장을 견인한 알짜배기H&B사업 CJ올리브영도 처분할 예정이다. 올리브영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은 장남 선호 씨의 승계작업 실탄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CJ올리브영은 국내 H&B 시장에서 약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1위 사업자로 올 상반기 기준 매장 수는 1233개에 이른다. 업계 2위인 랄라블라(GS리테일)와 비교해도 점포 수가 6배 이상 벌어져 있다.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CJ가 55%를 소유하고 있으며 장남 선호 씨가17.97%, 장녀 경후 씨가 6.91%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현 회장이 자산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은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되고 나머진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승계로 인한 증여세가 7000억~8000억원 가량 추정되는데, 부족한 실탄은 선호 씨가 보유한 C&I레저산업 지분 등을 활용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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