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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세 아들 연일 HDC 매집하는 이유

정몽규 세 아들 연일 HDC 매집하는 이유

등록 2020.01.10 18:23

수정 2020.01.11 04:04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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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 전후 지주사 주식 급락저점 매수 기회 잡아 연일 HDC 사들여지배력 강화 절호의 찬스 놓치지 않아자녀들 경영 승계 구도 밑그림 관측도

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입장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아시아나 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입장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올해 들어 연일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회사 HDC주식 매집에 나서면서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을 통해 지난해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전후 HDC주가가 급락하면서다. 그룹 지주회사 주식의 저가 매수(자사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그가 연초부터 그룹 지배력 강화는 물론 그룹 3세 승계 밑그림까지 그리는 등 다목적 포석이 깔린 작전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HDC는 정몽규 회장의 아들인 정준선·정원선·정운선가 각각 자사주 2만주, 2만주, 8000주씩 총 4만8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에 따른 정준선(1992년생), 정원선(1994년생), 정운선(1998년생)씨의 HDC 지분율은 각각 0.20%, 0.18%, 0.12%가 됐다.

지난 8일 삼남인 운선씨가 HDC 보통주 1만100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공시한 사례가 있지만, 정 회장의 세 아들이 동시에 취득한 건 올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세 아들의 HDC 주식매수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준선씨는 2019년 5월 9일부터 13일까지 HDC 주식 6만주를 장내매수했다. 이어 6월과 7월에도 각각 2만주를 확보했다.

차남인 정원선씨와 삼남인 정운선씨도 마찬가지다. 정원선씨는 작년 5월부터 8월까지 총 9만주의 HDC 주식을 구입했다. 정운선씨도 같은 기간 5만1000주를 매수했고 연초에 1만1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그간 정 회장의 세 아들은 그룹 지주회사 구도 밖에 있는 HDC자산운용 주식(준선 씨 13.01%, 원선씨 13.01%, 운선 씨 13.01%씩)과 계열사 아이시어스 등 극히 일부만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지주회사 주식도 매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따른 HDC주가 하락이 정 회장의 세아들의 그룹 지주사 주식 매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초 주당 2만원대에 거래되던 HDC주식은 올해들어 1만원대가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로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저점에서 지주사 주식을 매입하면서 주가 방어를 겸해 저가 매수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

HDC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 회장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룹 지배력 강화라는 숙제도 동시에 커버할 수 있어서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뒤 꾸준히 장내 매수를 통해 HDC 지분을 확대했다.

그해 9월 보유하고 있던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현물출자하고 HDC 신주를 받는 방식으로 HDC 지분율을 13.36%에서 31.41%로 늘린 이후 지난해말까지 222억 원을 투입해 지분율을 33.68%까지 확대했다.

이렇듯 정 회장이 지속해서 지분을 늘리고 있지만 HDC는 국민연금 KB자산운용 등 특정 기관투자자들의 지분율이 높아 정 회장이 확고한 지배력을 확보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의 요구사항이 늘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현재 지분율로는 경영간섭을 받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지분율이 5% 아래로 내려가 신고의무가 없지만 외국계 투자자인 블랙락과 템플턴자산운용 등도 HDC의 지분을 5% 이상 들고 있었다. 주가가 낮을 때 세 아들 등 특수관계인을 통해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그룹 후계 승계 작업 스케치 포석도 엿보인다. 어차피 훗날 세 아들들에게 회사를 물려줘야한다고 가정한다면 미리 지분을 조금씩 나눠주는 게 승계 잡음이나 비용을 줄이는 전략이 될 수 있어서다.

특히 장남 정준선씨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네이버의 사내독립기업(CIC)에서 병역특례로 복무하며 인공지능(AI)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C측은 “(회장 가족들) 개인적으로 매입이 이뤄진 것이다. (주식 매집) 배경에 대해서 (회사로서도)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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