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은 지난달 설 연휴 기간에 브라질 출장을 떠나 이날 오후 2시50분께 일본 하네다 출발편 비행기를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
이 부회장은 입국장을 거쳐 게이트로 나올 때는 마스크를 벗고 나왔다. 짙은 색 정장에 코트 차림이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 출장을 마치고 곧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비즈니스 파트너들을 만나고 귀국한 것”이라며 “사업 현안을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방문에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부터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등 사업부 총괄 경영진과 동행하며 스마트폰과 TV 조립 공정을 둘러봤다.
또 상파울루 법인을 방문해 현지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캄피나스 공장도 찾았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브라질 출장 직전 현지 공장 관련 통계를 삼성 고위 관계자를 통해 직접 보고 받는 등 세세하게 챙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일본을 자주 오가면서 5G 등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 사업 전략을 모색했다.
이 부회장의 ‘대일 외교’는 실질적인 성과와 더불어 유사시 대응방안으로도 빛을 발했다.
최근의 가장 큰 성과는 5G(5세대 이동통신) 수출 계약이다. 이 부회장의 지속적인 ‘일본 소통’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 2위인 KDDI의 5G 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돼 5년간 20억달러(약 2조3500억원) 물량 수출 계약을 따냈다.
앞서 지난해 7월엔 일본이 한국에 소재·부품 수출규제를 단행하자 이 부회장이 곧장 일본으로 건너가 돌파구를 모색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재계 인사들을 만나 고순도 불화수소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해법을 논의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 때부터 구축한 일본 재계 인맥을 통해 현지 원로부터 현역 기업인까지 두루 만나고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부회장은 석 달 뒤인 지난해 10월4일 방한한 ‘이건희와 일본 친구들(LJF)’ 인사들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도 했다. LJF는 교세라, 무라타제작소, TDK 등 일본을 대표하는 9개 전자부품 회사 사장 모임으로 2014년 5월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이때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에도 이 부회장은 일본 재계 초청을 받아 ‘2019 럭비월드컵’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방한한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과도 같은 차를 타는 등 환담하며 ‘일본통’의 면모를 드러냈다.
일본 경제전문지인 닛케이산업신문은 지난 8일 한·중·일 경영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 주목하는 경영인으로 한국에선 이재용 부회장을 선정했다. 닛케이는 이 부회장에 대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수감된다면 경영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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