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전무, 작년 말 주식 1만5000주 매입이후 3주 만에 10~15% 급박하게 손절롯데그룹 계열 사외이사 두 명도 동참주가하락 시그널 줘···법위반 논란 시끌
지난해 하반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 이야긴데요. 롯데 계열사 임원들에겐 그저 그림의 떡에 불과했던 롯데리츠 주식, 장 전무는 어떻게 주식 매입 사실을 들킬(?) 때까지 주주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까요.
장 전무는 롯데그룹 창업주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외손녀이자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차녀입니다. 1997년 롯데면세점에 입사하면서 롯데그룹의 업무를 시작한 장 전무는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 설립 과정에 참여할 만큼 브랜드 감각이 뛰어난 인물로, 신 명예회장에게 총애를 얻었다는 후문이 자자한데요. 그간 호텔사업 확장에 묵묵히 힘써온 장 전무에 눈에 띈 계열사가 등장합니다. 바로 롯데리츠죠.
롯데리츠는 첫날 상한가를 기록, 하루 만에 시가총액 1조를 돌파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물론 롯데 계열사 임원들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선뜻 투자에 뛰어들 순 없었는데요.
현행 부동산투자회사법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주주 1인과 특별관계자는 부동산투자회사가 발행한 주식 총수의 50%를 초과해 소유해선 안되는데,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이 상장할 당시부터 법정 최대 한도인 50%의 지분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장 전무는 상장 후 4개월 가까이 롯데리츠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을까요?
장 전무가 사들인 롯데리츠 주식은 1만5000주입니다. 지분율로 따지면 0.01%에 불과한데요. 보통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일이 결제일임을 감안해 총 매입액을 추산하지만, 장 전무는 가늠조차 어려웠습니다. 지난 6일 롯데리츠는 장 전무가 휴장일인 작년 12월 31일 장내 매수로 롯데리츠 주식을 샀다고 공시합니다. 한 달을 훌쩍 넘긴 뒤에야 말이죠.
이후 약 3주 만에 장 전무는 보유하고 있던 롯데리츠 지분 전량을 팔아버리는데요. 매도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8235만원입니다. 상장 이후 롯데리츠 주가가 줄곧 하락세였던 만큼 사실상 손실을 떠안고 팔아버린 셈인데요. 지난해 6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예상 손실률은 10~15% 수준이네요.
비록 시세차익을 거둔 건 아니지만 매도 시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는 겁니다. 장 전무가 향후 롯데리츠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식 매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정작 롯데리츠 측 답변을 들어보면 웃지 못할 해프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장 전무가 부동산투자회사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모르고 구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롯데리츠 역시 주주명부를 확인한 1월말, 뒤늦게 확인하고 조처를 취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 관계자는 “특수관계자나 계열사 임원 등 지분 변동과 관련 공시 의무는 있지만, 매입 당사자가 직접 알려주지 않는 이상 매일 주주명부를 봐야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이번 공시는 확인한 즉시 신고한 사안”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늑장 공시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인데요. 다행인지 몰라도 장 전무 외에도 해프닝에 동참한 인물이 두 사람이나 더 있다는 겁니다. 롯데제과 사외이사인 송영천 법무법인 세한 대표변호사 회장과 롯데칠성음료 사외이사인 이복실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주인공 입니다. 이들 모두 부동산투자회사법과 다소 연관성이 낮은 계열사 임원으로 소속돼 있는 인물이네요.
두 사람 역시 보유한 롯데리츠 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 사실상 문제될 건 없어 보입니다. 더욱이 의무 보고 기준인 직전 대비 1% 이상 지분 변동 여부 조건에 충족하지 않는다는 점과 현 상황으로선 고의성을 찾기 어렵다는 점도 금감원은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간혹 코스피 기업 대비 전문 인력이 부족한 코스닥 상장사에서 이 같은 누락분이 종종 발생한다고 덧붙였는데요. 대기업이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공시 의무 발생 때마다 바로 공시 담당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춘 곳이 많다고 하네요. 계열사 임원 세 사람 탓에 하마터면 롯데그룹 공시체계가 부실하다고 도마에 오를 뻔 했습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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