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수젠텍, 한달간 200% 넘게 폭등하기도 진단키트에 관심···백신·치료제보다 현실적신약개발 비전 보여줘야···옥석 가리기 필요
더군다나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아직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미 지난주 초부터 미국에 대거 수출돼 현지 유증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 활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씨젠의 진단키트 제품을 FDA 긴급 승인해 줄 것을 약속까지 한 상태다.
제약바이오주가 ‘너도나도’ 코로나19 사업에 뛰어들면서 코로나발 금융위기 속에서 오히려 나홀로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주로 코로나 백신, 치료제, 진단키트 등을 개발하면서 주가 상승을 노리고 있는데, 이 중에서 씨젠처럼 진단키트 개발 업종들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돋보인다. 씨젠 뿐만 아니라 랩지노믹스 등 코로나 진단키트 회사들이 이미 유럽과 중동지역을 비롯해 전세계 공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실제 최근 한달 간의 주가 상승률을 보니 씨젠은 이 기간 동안 240.2%나 급등했으며 랩지노믹스도 154.1%, 바이오니아도 85.1%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물론 씨젠보다 더 오른 종목도 있었다. 수젠텍은 한달 동안 무려 296.5%나 올라 한달 새 거의 주가가 3배 가량 뛰었다.
랩지노믹스는 최근 모로코와 코로나 진단키트를 단독으로 공급 계약 체결이 이뤄지면서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랩지노믹스의 코로나 진단키트 수출은 다섯번째인 것으로 전해진다. 수젠텍도 자사가 만든 신속진단키트를 이탈리아 등 6개국에 수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수젠텍은 현재 유럽을 비롯해 중동, 아시아 지역 중심으로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요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주가 코로나19의 테마주로 관심받고 있지만, 모든 종목이 다 오른 것은 아니었다. 지난 한 달간 제넥신(-4.42%), 제넨바이오(-26.2%), 지노믹트리(-10.41%), 젬백스(-16.6%), 엔지켐생명과학(-6.85%), 휴온스(-13.6%) 등은 되려 주가가 하락했다.
또 진원생명과학(100.24%), 코미팜(87%), 일양약품(49%), 부광약품(40%) 등 일부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주가가 비슷한 수준을 보이거나 10% 내외에서 상승하는 것에만 그쳤다.
종합해보면,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보다 진단키트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도 코로나 진단키트 개발업체에 대해 더 우호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단기간 내에 회사 실적에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는 수출 물량을 늘리는 게 중요한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내 코로나 19 검사 물량 급증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체외진단업체들의 주가가 상당히 급증했다”라며 “이제부터는 수출 역량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련 업체로 씨젠과 랩지노믹스가 있는데, 이 중 씨젠은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개발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신약을 개발할 때는 후보 물질을 발굴해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등을 거쳐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보통 이 과정에 수년이 걸린다. 코로나19는 전용치료제 개발의 경우 이제 막 첫 발을 뗀 단계다.
이에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비용과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존 약물에서 새로운 약효를 찾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을 진행 중인데,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일양약품’이다. 일양약품은 지난 13일 자사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가장 어려운 것은 백신 개발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만들려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항체를 유도하는 항원을 찾아야 하는데, 이후 시험관 내 실험을 거쳐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이 입증되면 1~3상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을 받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치료제 상용화까지 수 년의 기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향후 제약 바이오업종은 단기적으로나마 신약 개발 비전을 보여줘야 주가가 더 상승 가능할 테지만, 그렇지 않으면 테마주로만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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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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