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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솔루스 눈물의 매각···미래 먹거리 어쩌나?

두산, 솔루스 눈물의 매각···미래 먹거리 어쩌나?

등록 2020.04.10 16:26

수정 2020.04.10 16:45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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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1조원 이상 자구안 방침 지분 61% 사모펀드에 우선 매각 추진동박·전지박·OLED·바이오 사업 포기박정원 회장 2023년 1조 매출 구상 ‘물거품’

두산이 헝가리에 짓고 있는 전지박 공장은 올 여름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두산솔루스를 매각 이전에 두산은 오는 2023년까지 솔루스 매출을 1조원 이상 키운다는 사업계획을 세웠다.두산이 헝가리에 짓고 있는 전지박 공장은 올 여름께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두산솔루스를 매각 이전에 두산은 오는 2023년까지 솔루스 매출을 1조원 이상 키운다는 사업계획을 세웠다.

두산중공업 살리기에 나선 두산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두산솔루스(이하 솔루스)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솔루스는 박정원 회장이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보고 분사시킨 ㈜두산의 자회사다.

1조원 규모의 운영 자금을 대출해 준 채권단이 1조원 이상의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 매각 등의 자구안을 요구하자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솔루스를 매각 우선순위로 뒀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에 솔루스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막판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두산이 시장 예측보다 훨씬 빨리 솔루스 매각을 추진한 것은 수출입은행이 이달 27일 만기인 두산중공업의 외화채권 6000억원어치를 대출로 전환해주면서 상환 능력을 증명하라는 조건을 붙였기 때문이다.

솔루스의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다. 시장에선 솔루스 영업가치만 9600억원, 기업 가치는 1조원이 훨씬 웃돌 것으로 평가한다. 두산 오너 일가 지분은 61.52%(우선주 11.04% 포함)이며 솔루스 매각가는 적어도 6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파악된다.

솔루스는 두산그룹 성장의 핵심 축으로 꼽히던 회사다. 매각이 최종 확정되면 지난해 두산이 인적분할하면서 구상했던 미래 신사업 계획안의 약 70%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두산은 지난해 10월 지주사 ㈜두산의 사업군을 나눠 2차전지 소재 등을 맡는 솔루스와 연료전지사업을 하는 퓨얼셀 2개 회사를 설립했다. 시장에서 솔루스와 퓨얼셀의 기업 가치는 7대3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솔루스를 팔아버리면 퓨얼셀의 사업 시너지가 반감되기 때문에 퓨얼셀도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솔루스 매각 대금에 두산건설을 팔면 1조원 상당의 자구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솔루스 매각이 마무리되면 두산이 보유한 동박·전지박·OLED·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사업은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솔루스는 회로기판(PCB) 소재인 동박과 2차전지 소재인 전지박 사업을 영위하는 전지박 사업부와 OLED 소재, 바이오(천연화장품, 원료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용) 등의 첨단소재 사업부를 두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해 인적분할 때만 해도 솔루스 미래 사업 가치에 기대감이 큰 상황이었다. 두산은 솔루스를 오는 2023년까지 매출 1조원이 넘는 회사로 키운다는 사업 계획도 세워 놨다. 그중 전지박은 40%, 전자소재 23%, 동박 22%, 바이오 15% 등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솔루스는 3개월간 70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올 1분기 매출액은 678억원, 영업이익은 83억원이다. 2018년 착공에 들어간 헝가리 전지박 생산기지가 올 여름께 가동에 들어가면 전지박 부문의 매출이 실적에 포함된다. 시장에선 올해 전지박 사업만 매출액 2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한다.

솔루스 헝가리 공장은 전지박 연 1만톤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두산 측은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 전지박 공급계약을 체결해 약 8000톤 공급 물량을 이미 확보해 놨다.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5만톤까지 단계적으로 공급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 절반 이상을 팔게 된 두산은 당장 두산중공업 살리기에 집중해야 할 판이다. 업계에서는 4조9000억원에 달하는 두산중공업의 은행권 채권의 만기 도래 등을 감안하면 솔루스에 이어 두산건설 등 여러 자회사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한다.

두산이 두산중공업을 살린다고 해도 미래 먹거리를 상당부분 포기해야 하는 만큼, 향후 성장 동력이 끊어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는 있다. 두산중공업은 원전사업 중단 이후 가스터빈, 풍력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은 그동안 가스터빈 사업에 1조원가량 투자해 실증 테스트 중이고, 풍력은 두산이 국내 유일한 회사여서 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되면 두 사업 모두 성장 가능성은 있다”며 “솔루스는 미래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외형적으로 아직 규모는 작아 불가피한 선택(매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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