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 합병안 보고서 냈다가 1시간 만에 내려 증권가 상장사 갑질 의혹 눈초리, 압박 있었나“수치상 검증 덜돼, 압력 없었다” 곧바로 해명삼광 “보고서 보지도 못해”, 일각선 ‘이해안돼’
보고서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목을 포함한 다음 내용이다. 삭제된 보고서 중간 부분에는 "합병 비율 산정에 사용된 삼광글라스 기준시가 2만6460원이 자산가치 3만6451원에 크게 미달하며 미래 실적 개선 전망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않았다"라고 지적돼 있었다.
합병비율과 관련해서는 이전부터 논란이 거셌던 부분이라 기업 편을 들지 않은 이번 리포트는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동안 삼광글라스는 합병비율 산정을 놓고 소액주주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렸다. 지난 3월18일 공시에 따르면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의 합병 비율은 1대 2.54, 이테크건설 투자 부문과의 분할 합병 비율은 1대 3.88이라고 나와 있다. 3개 기업은 모두 OCI그룹의 계열사다.
그러나 삼광글라스의 일부 소액(반대)주주들은 합병 비율 산정이 불합리하게 이뤄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삼광글라스 오너일가의 경영승계를 위한 편법 합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합병 비율을 반대하는 보고서는 왜 사라졌을까. 일단 보고서 삭제에 대해 유 연구원을 포함해서 현재 DB금융투자의 리서치센터는 “정상적인 컴플라이언스(법규준수)를 거쳐 나갔지만 숫자상 좀 더 검증절차가 필요해 삭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서 말한 수치는 보고서에도 나온 ‘기준시가 2만6460원’, ‘자산가치 3만6451원’ 등을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는 업계에서도 이미 산출한 수치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검증절차가 필요 없어 보인다.
전일 보고서가 갑자기 사라지자 증권가에서는 당연히 기업(삼광글라스)의 로비 혹은 압박이 있던게 아니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눈치보기식’ 보고서를 내는 것은 이전부터 있었던 관행(?)이었고, 만일 비판적 의견을 내면 기업의 과도한 압박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에 있었던 ‘하나투어 보고서 사태’가 대표적이었다.
삼광글라스 역시 이 같은 사례일 것으로 추정됐지만, 해당 기업은 이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삼광글라스 측은 “보고서를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 역시 “회사나 기업 측의 압력 등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도 그럴것이 보고서는 1시간 여만에 철회됐기 때문이다.
그러면 유 연구원이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합병비율 산정에 대한 원칙을 무시하고, 삼광글라스의 일부 반대주주들의 편을 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남게 된다. 그간 유 연구원이 작성했던 리포트를 보면 대형주나 요즘 뜨는 테마주들이 아닌 주식시장에서 거의 주목받지 않았던 소외주 위주로 분석해왔다. 삼광글라스 역시 합병 이슈 이전만 해도 소외주나 다름없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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