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실적 500억~1000억원 내외···마수걸이 못한 곳도10위 진입 호반건설, 전년도 총 수주액 대비 現1/6 수준대형건설사 소규모 사업 진출+대형브랜드 선호도↑탓“하반기, 정부 소규모 정비사업 규제 완화로 나아질 듯”
중견건설사 정비사업 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반기가 곧 다가오는 가운데 1조원 클럽에 가입한 대형건설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반면, 중견사는 마수걸이 후 감감무소식인 곳도 다수다.
26일 각사 수주 현황을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 대부분 중견사 수주 실적은 500억~1000억원대 내외다. 지난해 중견사 실적을 따졌을 때 한진중공업이 총 3951억원, 동부건설, 3584억원, 호반건설 3364억원 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직 갈 길이 먼 셈이다.
우선 KCC건설과 신세계건설은 올해 마수걸이도 하지 못했고, 쌍용건설은 지난해 12월 500억원 규모 미래빌라 소규모 재건축 수주가 마지막이다.
신동아건설은 지난 3월 933억원 규모 덕소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 후 아직 추가 수주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반열에 오른 호반건설 역시 올해 2월 장위 15-1 가로주택정비 사업 이후 실적은 없다.
우미건설은 지난 4월 대구광역시 신암 제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490억원 규모)과 청주 사모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4435억원·우미 지분36%)을 두산건설(34%), 한진중공업(30%)과 공동 수주했다. 한신공영은 올해 안산선부2동(625억원)과 안암1구역(777억원)을 수주해 총 1402억원을 기록했다.
한진중공업은 사모1구역 컨소시엄(1330억원)을 비롯해 부천 광석-보원 가로주택정비사업(263억원 규모)과 제주 우주빌라 소규모 재건축(284억원), 정한빌라 소규모 재건축(193억원)을 수주했다. 모두 더하면 207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50%가 넘어 사정이 좀 낫다.
중견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고전하는 이유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인 물량이 줄어든 데다, 조합원들의 유명 브랜드 선호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물량 감소와 대형 브랜드 선호 현상이 맞물려 비교적 수주 규모가 작은 가로주택 정비사업까지 대형사들이 진출해 있는 상황도 중견건설사엔 악재다. 지난 4월 현대건설은 서울 장위11-2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고, 대우건설과 SK건설, 대림산업 등 10권 내외 건설사들도 입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중견건설사 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중견사들이 수주할만한 사업지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도 없다. 실제 도급비 규모가 1500억원대만 되도 대형 건설사가 보유한 브랜드 아파트를 찾는 조합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외 규모가 비교적 작은 정비사업은 공사비 단가가 맞지 않아 입찰 자체가 어그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C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주력하는 사업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정비사업 수주액이 예년보다 줄었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중견사가 들어갈 사업지가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과 수도권은 대형건설사가 꽉 잡고 있고 지방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검토 후 최종 입찰을 고사하는 곳도 많다”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하반기 상황은 상반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정비사업 부문에서는 정부의 소규모 재건축 규제 완화를 이유로 꼽았다. 3기신도시 조기 택지 분양도 중견사들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주 한국주택협회 산업본부 팀장은 “상반기에는 예년에 비해 중견사들의 정비사업 먹거리가 많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반기에는 정부의 소규모 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으로 사업 여건이 좋아진만큼, 대형건설사들이 같이 뛰어들지만 않는다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견사 대부분이 택지개발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3기신도시 조기 분양으로 택지 공급이 이뤄지면, 이 또한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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