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홍콩 알리바바 주식 순매수, 전월보다 11배 늘어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 1위 종목 오르기도, 美팡도 제쳐 홍콩 주식 매도세, 코로나19 여파 미중 갈등 격화 비롯
항셍지수 상승은 홍콩으로 눈 돌린 동학개미(개인 투자자)들도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국내 증시와 마찬가지로 홍콩 주식을 대거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압도적 1위 종목은 지난해 홍콩 증시 2차 상장에 성공한 알리바바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홍콩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962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3배(222.8%) 넘게 늘어난 수치다. 올해 1월 1억1943만달러까지 치솟았던 순매수 규모는 2월 3499만달러로 추락했다. 이후 3월 홍콩 증시에서 순매도로 돌아선 국내 투자자들은 한 달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홍콩 주식은 알리바바다. 총 8353만1611달러 사들였다. 지난 4월 한 달간 순매수 결제금액인 757만6775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11배(1002.5%) 이상 증가했다. 최근 미국 5대 기술주인 ‘팡(FAANG)’과 테슬라 등을 제치고 전체 해외주식투자 순매수 1위 종목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1777만3892달러 규모의 홍콩 알리바바 주식을 순매수했다.
앞서 홍콩 알리바바는 지난 4월 전체 해외주식투자 순매수 상위 50위 안에 들지 못했으나 지난달 2위 종목으로 진입했다. 국가별로 따지면 홍콩 주식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이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업체 SMIC가 2위에 올랐다. 순매수 규모는 2733만119달러다.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매도세는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된 데서 비롯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국가안보를 근거로 미국의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고강도 규제에 나섰다. 오는 11월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카드로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22일에는 중국의 위구르족 감시를 돕거나 대량살상무기(WMD) 및 중국 군부와 연계된 중국 기업·기관 33곳을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이 홍콩 의회를 거치지 않고 홍콩 국가법을 제정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28일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전체회의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불안감은 더욱 가중됐다. 미국이 어떠한 대응 카드를 꺼낼지 모르는 상황에서 홍콩의 자본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더 이상 홍콩 주식이 오르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앞서 미국이 중국 기업을 겨냥해 상장 규정을 강화하면서 소폭 반등했던 홍콩 알리바바 주가는 이 기간 8% 넘게 떨어졌다. 여차하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가 상장 폐지 절차를 밟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 나오자, 홍콩 증시로 발길을 돌리면서 지난 20일 211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절차 강행으로 28일 주가는 193.5홍콩달러로 떨어졌다.
미국의 대중 압박이 홍콩 증시를 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 국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전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주식 순매수 2위 종목인 SMIC의 경우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제재 수혜주로 중국 정부의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몰렸다.
한편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 엄포에도 홍콩 증시는 나흘 만에 반등했다. 1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항셍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6% 오른 2만3732.52에 마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절차를 강행한 중국을 향해 미국이 대응방안을 내놨지만, 사실상 구체적인 계획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을 완화시킬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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