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10년 동안 5000만원 올랐는데 규제지역···당황”최근 집값 상승, 분양가 급상승과 외지 갭투자 영향“가격은 건설사·투자자가 올리는데···세밀한 정책 세워야”
#인천에 거주 중인 A씨는 11년 전 중대형 평형 아파트를 7억원대에 분양권을 받았다. 그간 매매 가격은 5억 후반대~6억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집을 처분하려고 해도 분양가보다 1~2억이 낮은 가격에 선뜻 내놓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고분양가 논란에도 신축 아파트 분양이 속속 이뤄지면서 최초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외지인들의 투자 행렬로 신축 분양 아파트부터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정지역대상 예정지라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 11일 정부가 강력한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를 예고하면서 규제지로 묶일 가능성이 큰 인천 지역 부동산 업계에선 한숨 소리가 들렸다. 최근 늘어난 갭투자자들로 가격이 오른 건 맞지만, 시공업체와 외지 투자자들이 올려 놓은 가격 때문에 결국 원주민들이 부동산 침체기를 겪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선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반짝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오른 건 사실이라고 전언했다. 비규제지역에 몰리는 투자자자들이 분양권을 높은 가격에 사는 동시에, 기축 아파트가 근 10년만에 분양가를 수천만원 정도 웃도는 값까지 회복하면서 매물을 내놓는 사람이 많아진 영향이다.
한국감정원 집값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인천 연수구 매매가는 6.52%, 서구는 4.25% 상승했다. 인천광역시 전체는 교통 호재 등으로 3.28% 올랐다. 이에 정부는 인천 등 최근 매매값이 급등한 수도권 지역을 조정지역대상으로 묶는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은 이 상승분은 예년 가격 회복 수준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S공인중개사 대표는 “올해 4월부터 집값이 오르기 시작한 건 맞다”면서도 “기축 매매시장 상승분은 10년전 분양가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원래 집주인들은 1~2억원 떨어진 가격 집을 내놓곤 했다”고 말했다.
해당 대표는 “부동산 경기 회복 수준 정도인데 조정지역으로 설정해 버리면 또 겨울이 오는 건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최근 분양한 아파트들이 기존 분양가보다 500만원 이상씩 비싸게 판 걸 서울이나 타지방에서 온 투자자들이 때문에 규제 대상지로 편입되게 생긴 상황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실제 6월 초 포스코건설의 ‘송도센터리얼’은 3.3.㎡당 분양가는 2190만원 수준으로 책정 됐다. 3~4년전 분양 시세보다 1000만원 가까이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평균경쟁률은 143대 1에 육박했다.
6월 내 송도국제도시 6공구에 분양될 현대레이크 송도3차도 평균 2230만원 수준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고분양가가 전매 제한을 비껴가기 위한 투기세력의 거품이 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업계 인사들은 전국각지에서 서울 내 투자에는 여력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전국각지에서 몰려왔다고 설명했다. 서울 규제 풍선효과가 비규제 수도권에 나타난 셈이다.
이에 현지에서는 정부가 투기세력을 잡는다며 규제를 예고했지만, 현지 주민들은 ‘투자자들은 재미보고, 우리는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
연수구 소재 H공인중개사 대표는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높이고 그 가격을 투자자들이 그대로 받으면서 결국 경기 침체라는 피해는 고스란이 현지 주민들이 보게 됐다”며 “정부가 뒷북 대응으로 정책을 내놔도 또 어딘가에선 풍선효과가 일어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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