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독자 브랜드 3개·신규 호텔 5곳 추가위탁 경영 사업 본격 확대···체인 호텔로 도약코로나19로 여행수요 뚝···이마트 지원 필요
21일 신세계조선호텔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다음달 7일 ‘그랜드 조선 부산’ 호텔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5개 호텔을 추가로 개관한다. 현재 운영 중인 4개 호텔에 더해 내년까지 5개 호텔을 추가하면서 사업장 수를 단숨에 두 배 이상 확대하는 것이다.
특히 신규 호텔 5곳 중 4곳은 신세계조선호텔의 독자 브랜드를 단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8년 론칭한 레스케이프 이후 2년 만에 ‘그랜드 조선’ ‘조선 팰리스’ ‘그래비티’ 등 3개 독자 브랜드를 내놓고 브랜드 라인업을 4개로 확대한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그랜드 조선 부산은 신세계조선호텔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독자 브랜드 ‘그랜드 조선’의 첫 호텔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부산 유명 관광지인 해운대에 위치한 기존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의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위탁 경영에 나선다. 지난 8월 개관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부산 지역 폭우 때문에 일정이 한 달 반 여 가량 연기됐다.
다음달에는 비즈니스급 호텔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명동’을 오픈한다. 그 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포포인츠’ 브랜드를 단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올 연말 그랜드 조선의 두 번째 호텔인 ‘그랜드 조선 제주’도 연다. 제주 중문단지 내에 위치한 그랜드 조선 제주는 기존 켄싱턴 호텔 제주를 리모델링 하고 스위트 객실 50실을 추가한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제주도에 호텔은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서울 강남과 경기도 판교에 신규 호텔 오픈이 예정돼있다. 가장 먼저 서울 강남권에는 최상급 독자 호텔 브랜드 ‘조선 팰리스’의 첫 호텔인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을 연다. 이 호텔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옛 르네상스 호텔을 위탁 운영 하는 것이다. 판교에는 첫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그래비티’의 첫 호텔인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개관을 예정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조선호텔의 독자 브랜드와 호텔을 대거 늘리는 것은 글로벌 체인 호텔 기업으로의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내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롯데’와 ‘신라’라는 독자 호텔 브랜드를 발판으로 해 국내외에서 위탁 경영 형태의 호텔사업을 크게 확대해왔다. 위탁 경영은 건물 소유주는 따로 있고, 호텔 경영 노하우를 가진 호텔기업들이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건물을 짓고 소유하는 대규모 투자 리스크 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고 사업 확대에도 보다 유리하다.
롯데호텔은 ‘롯데호텔’과 함께 최상급 호텔 브랜드 ‘시그니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롯데시티호텔’,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는 이미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를 시작으로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일본, 미국 등에 진출해 있다. 오는 24일에는 미국 시애틀에 ‘롯데호텔 시애틀’을 열며 해외 사업을 지속 확대 중이다. 위탁 경영 호텔도 롯데호텔 양곤,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 팰리스, 롯데호텔 사마라, 롯데호텔 시애틀까지 4곳으로 늘어난다. 신 회장은 올해 초 한 인터뷰에서 “몇 년 내에 영국과 도쿄에서도 신규 개업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는 등 호텔 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호텔신라는 국내에서 5성급 호텔 브랜드 ‘신라호텔’과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쑤저우에서 2006년부터 진저레이크 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에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해외 체인 호텔 사업도 시작했다. 신라모노그램은 해외 진출을 위해 새롭게 만든 어퍼 업스케일 브랜드로, 호텔신라가 자체 브랜드를 달고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신라스테이 오픈을 예정하고 있으며 중국, 인도네시아 등 10여개 도시 진출도 계획 중이다.
다만 정 부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국내에서만 호텔 사업을 두 배 이상 키우는 것에 대해 ‘모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호텔시장은 객실공급이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들어 경쟁이 치열한데,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타격을 입었다. 특히 신세계조선호텔은 국내 관광 시장이 비교적 ‘호황’이었던 2018년 처음으로 선보인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로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지 못한 상태다.
이에 신세계조선호텔은 독자 브랜드의 연착륙을 위해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의 협력 관계도 이어간다. ‘조선 팰리스 강남’과 ‘그래비티 서울 판교’는 각각 메리어트의 럭셔리 컬렉션, 오토그래프 컬렉션과 소프트 브랜드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독자 브랜드의 이름과 고유한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메리어트의 예약망 등의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첫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의 흥행 실패를 교훈 삼은 것으로, 독자 브랜드 외에 안정적인 체인 브랜드를 유지하는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의 모기업 이마트의 추가 지원도 필요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신세계조선호텔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999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는데 이 중 절반인 500억원은 같은달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 상환에 이미 사용됐다. 남은 500억원 역시 신규 호텔 자금으로 대부분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은 인건비 등 고정비가 큰 사업인 만큼 이마트의 자금 지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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