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36% 증가···11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률경영 능력 검증할 계열사, 전략부문 이끌며 신사업 지휘태양광, 미드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으로 사업영역 확장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진출, 2022년 가서적인 성과 기대전통적 석유화학 제조 넘어 헬스케어 등 고부가가치 확대
한화솔루션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의 경영능력 시험대다. 김 사장은 승계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안정적인 내실경영과 차세대 성장엔진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2조4284억원, 영업이익 233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3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0.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35.7% 성장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70.1% 증가한 1897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은 9.6%로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한 실적 컨센선스(평균치)를 크게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도 달성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한화솔루션 영업이익은 1946억원인데, 이보다 19.8% 가량 더 높게 나왔다.
특히 케미칼과 태양광(큐셀), 첨단소재 3개 전 부문이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케미칼부문은 코로나19 여파로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저가 원료 투입효과가 지속됐고,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큐셀부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코로나19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여파다. 하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은 확대됐다. 출하량 증가와 제품 가격 상승이 주효했다. 영업이익은 웨이퍼와 글래스, 에바시트 등 원부자재 가격 급등으로 원가가 상승하면서 훼손됐다.
첨단소재부문은 2018년 2분기 이후 9분기 만에 영업흑자를 냈다. 자동차소재 부문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고, 전자소재 부문은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4분기 전망은 나쁘지 않다. 케미칼부문과 첨단소재부문 시황이 다소 부진하겠지만, 큐셀부문이 이를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간 영업이익이 1500억원대 안팎을 오갈 것으로 예상한다.
김 사장은 수익성 강화로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그룹 내부에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시장의 인정을 받기 위해선 경영능력 검증이 필수적이다. 한화솔루션 향방에 따라 김 사장이 순조롭게 경영 승계를 할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의미다.
올해 1월 출범한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한 통합법인으로, 석유화학과 태양광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소재·에너지·헬스케어 분야에서 신규 먹거리를 찾고 있다.
한화솔루션 신사업은 김 사장 주도 아래 탄력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은 사업별 방향을 설정하고 투자계획 등 중장기 계획을 짜는 전략부문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에는 사장 승진과 함께 전략부문 대표에 오르기도 했다.
김 사장은 가장 먼저 태양광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단순 태양광 셀·모듈 제조사(미드스트림)에서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한화솔루션은 수익 구조 고도화를 위해 올해 모듈과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통합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다. 태양광 발전소 개발과 건설을 맡으며 다운스트림 시장에도 진출했다.
내년부터는 분산형 발전 기반 에너지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상업·산업용 고객 대상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장기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수익도 낸다는 전략이다. 지난 8월 미국 소프트웨어회사 그로윙에너지랩스(젤리)를 인수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사전작업이다.
김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대세로 부상하는 수소사업도 주도하고 있다. 케미칼부문은 수전해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한다. 큐셀부문은 태양광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저장과 운송용 고압 용기 개발을 맡는다. 가시적인 성과는 오는 2022년 이후께 나올 것으로 점처진다.
한화솔루션은 전통적으로 석유화학 원료만 생산하던 케미칼부문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한다. 비타민E 등 헬스케어 의약품 원료인 고순도 크레졸 시장에 진출하며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나선 것이다. 크레졸은 플라스틱 첨가제와 전자재료 등의 원료로도 쓰인다.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연산 3만톤 생산을 목표로 1200억원을 투자해 크레졸 생산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3년 고순도 크레졸 생산 세계 3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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