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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에어부산 페이퍼컴퍼니에 한진칼 주식담보 왜 줬을까

조현아, 에어부산 페이퍼컴퍼니에 한진칼 주식담보 왜 줬을까

등록 2020.11.11 13:05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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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자산유동화 종속社에 150억 규모 주식담보항공권 판매로 발생할 미래매출채권 ‘ABS’ 발행 목적 제3자 조 전 부사장 등장 의아···고수수료 등 투자전략‘무직’ 대출 증가, 상환 능력 부족···현금 불리기 나선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의 자산유동화전문회사에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조 전 부사장과 에어부산 종속회사는 크게 ‘항공업’으로 묶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연관성이 없다. 이번 거래가 조 전 부사장의 현금 창출 투자 전략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한진칼 주식 1.12%(68만2705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담보 규모는 150억원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5월2일까지고, 거래 상대방은 무림캐피탈이다.

조 전 부사장은 제3자인 ‘갈매기제이차주식회사’(갈매기제이차)를 위해 담보를 넣었다. 풀어서 설명하면, 갈매기제이차가 무림캐피탈로부터 150억원을 빌리는데 필요한 담보를 조 전 부사장이 대줬다는 것이다.

올해 2월 설립된 갈매기제이차는 에어부산이 자산유동화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V)다. 에어부산은 같은 시기에 갈매기제일차주식회사(갈매기제일차)도 함께 세웠다.

갈매기제일차는 지난 2월 비씨카드(신용)를 이용해 항공권을 구입하는 경우 발생하는 원화 장래신용카드 매출채권을 발행했다. SPV는 카드매출대금에서 회수되는 돈으로 매달 이자와 원금을 적립하고 남은 돈을 에어부산에 지급한다.

에어부산 자산유동화증권(ABS)은 100억원 규모이고, 신탁기간은 3월2일부터 2021년5월25일까지다. 신탁기관은 부산은행, 연이자율은 4.3%다. 부채상환계수가 일정 기준을 미달하거나, 해당 채무 외 차입 등에서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 조기지급사유가 발생한다.

갈매기제이차 역시 ABS 발행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ABS 발행 시점이 미뤄져 왔다. 여객 수요가 침체되면서 ABS 상환재원인 항공권 판매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전 부사장이 갈매기제이차에 갑작스럽게 주식담보를 준 속내가 의아할 수밖에 없다.

시장 안팎의 추측은 다양하지만, 조 전 부사장 개인의 투자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난 7월 입법예고한 자산유동화 관련 법률 일부 개정안은 조만간 시행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유동화증권등의 의무보유 등’에 관한 제33조의2항이다. 유동화전문회사나 유동화증권 발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SPV는 발행 증권의 5%를 매입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갈매기제이차가 ABS를 발행하려면 5% 수준의 물량을 사야한다. 100억원 규모의 ABS로 가정하면, 5억원 어치를 사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발행 규모가 커질수록 필요한 현금도 늘어난다.

하지만 갈매기제이차는 자본금 100원의 페이퍼컴퍼니다. 신규 ABS를 판매하려면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다. 여기서 조 전 부사장이 투자자로 나섰다고 유추할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이 갈매기제이차와 맺은 계약 내용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향후 ABS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을 놓고 거래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자금력이 좋지 않은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투자로 현금을 불리는 것이 이득이다. 조 전 부사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연부연납 담보를 제외하고 1.86%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올 들어 새로 계약한 대출만 8건이고, 금액은 235억원 상당이다. 평균 이율은 4.7%로, 이자 부담만 10억원이 넘는다.

대출로 마련한 현금은 상속세와 생활비 등으로 빠져나간다. 조 전 부사장은 무직 상태이기 때문에 대출상환이 쉽지 않고, 신규 대출이나 연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약 15년간 대한항공과 칼호텔네트워크 등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관련 업황은 침체됐다. 적성을 살려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도 힘들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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