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후 첫 공식석상산은, 한진그룹에 ‘인력감축 없다’ 확약 받아두 항공사 체결 주요계약에 고용 관련 조항 담겨趙, 구조조정 없다 확언···노조 직접설득 의지도
조 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선친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을 대신해 한미재계회의가 수여하는 공로패를 받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이번 딜을 주도한 KDB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모두 “인력감축은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선 상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중복인력은 600~1000명 수준인데, 자연감소 등을 감안하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한진그룹으로부터 확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 회장도 인수가 공식화된 직후 “통합 이후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수주체인 대한항공과 매각대상인 아시아나항공이 체결한 주요계약사항에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 각 자회사에 재직하는 근로자와 근로관계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지, 변경, 중단 또는 정지하거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거래종결일보다 불이익하게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통합인 만큼, 대폭적 감축은 없을 것”이라며 “일부 잉여인력이 발생하더라도 재배치로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업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되면, 인위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국제선 113개, 70개 노선을 확보 중이다. 양사 모두 취항하는 노선만 50개에 달하는 만큼, 중복 인력을 정리할 수밖에 없지 않냐는 지적이다.
조 회장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고용안정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인력감축 질문이 나오자 조금의 망설임 없이 “구조조정은 없다”고 확언했다. 또 “아시아나항공 모든 직원을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것”이라며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현재 규모 기준으로 양사의 중복 인력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노선과 사업의 확장성을 따져보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고 자신했다.
인수 철회를 주장하는 노조를 직접 설득하겠다며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노동조합과는 얘기할 수 있지만, 상대편(아시아나항공 노조)은 아직 인수 계약이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만날 수 없다”면서 “최대한 빨리 만나 상생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과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등 5개 노조는 지난 16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양사 노동자의 의견이 배제된 일방적인 인수합병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대한항공 일반노조만이 “항공 노동자들의 절대 고용안정을 전제로 한 결정에 존중한다”며 찬성표를 던졌다.
조 회장이 고용불안을 잠재우는데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이번 인수의 궁극적인 목표가 국내 항공산업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한항공의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조 회장은 창업이념인 ‘수송보국’을 바탕으로 양대 항공사와 관련 종사자들의 일자리를 보전해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인수 결단을 내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종업계 인수는 반드시 구조조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대한항공 직원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며 “현 정부가 고용보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조 회장도 일자리 보장을 강력 지시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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