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도 대형국적기는 2곳 두지 않아”“코로나19 사태, 항공업 공멸 고려해야”“정비나 기내식, 해외판매망 등 시너지”산은은 추진···최대주주 KCGI 반대암초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간 빅딜을 추진중인 KDB산업은행이 한진칼 최대주주인 KCGI(강성부 펀드)라는 암초(제3자 유증 금지 가처분 신청)를 만난 가운데 국토부 OB(올드보이·퇴직자)들이 빅딜 필요성을 거론해 주목된다.
선진국 사례(글로벌 스탠더드)를 보더라도 대형 국적기가 1곳이 대다수 인데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국내 항공산업 위기상황에선 이들간 합병이 사실상 최선이라는 의미에서다. 부채비율이 7000%에 육박하는 아시아나항공의 파산도 고려해야하지만, 항공산업 전반이나 고용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무리가 따른다면 산은 등 정부 주도하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간 빅딜이라는 차선책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간 빅딜의 실효성도 충분하다는 게 이들의 입장. 행시출신으로 국토부 고위직은 모두 섭렵한 한 관료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노후된 비행기, 비싼 기내식을 비롯해 항공기 리스가 많고 해서 부실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경영 부실 이외에도 추가적인 게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대항한공이 인수한다면 그런 측면(부실)을 줄일 수 있고 시너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한항공(2만명)과 아시아나항공(1만명) 등 잉여 인력 구조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들은 대형 국적항공사 일원화를 이뤄야 국가 경제적으로도 더 효율적으로 봤다.
대형 국적항공사를 일원화(대한항공)하더라도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국내 LCC(저비용항공사)들 저변이 넓기 때문에 항공산업 안정화은 물론 독점의 문제도 없다는 시각이다.
더욱이 항공산업 전반에 투입되는 혈세도 아낄 수 있다. 항공업계의 극심한 경영난으로 정부가 국가 기간산업안정기금으로 2조9000억원(대한항공 1조2000억원·아시아나항공 1조7000억원)을 지원했는데 앞으로도 추가적인 혈세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 만약 이를 대한항공 한곳으로 몰아준다면 혈세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주채권단인 KDB산은도 이런 의견에 적극적이다. 이동걸 회장까지 나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필요성을 강조허며 빅딜을 직접 추진하고 있다. 실제 산은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 자금 등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 계획이 알려진 후 시장에서는 산은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준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동걸 회장이 직접 나서 해명에 나설 정도로 산은 빅딜에 적극적이다. 이 회장은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때 우리나라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빅2가 경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변화된 환경 속에서 이는 유효하지 않은 명제”라며 “이제는 (두 항공사를) 합쳐서 최대한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리 국적 항공사와 운송업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암초가 존재한다.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연합이 제3자 유증 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반기를 들고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KCGI 3자 연합은 3자 배정 유증 결정에 대해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법원이 3자 연합의 손을 들어줄 경우 산은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무산된다. 이 경우 산은은 다시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가 정책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한 뒤 재매각해야 한다.
당장 3자 연합은 산은의 한진칼 유상증자가 상법에 위배된다며 주주 배정 유증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은 주주로서 통합 작업에 참여해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이끌어내고 감시 역할을 하기 위해 주주 배정이 아닌 3자 배정 유증이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관가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파산이 답이 될 수 있지만, 무리가 따를 수있다. 차선책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다. 이 역시 조원태 회장에 대한 특혜 제공 시비가 따를 수 있다. KCGI가 추진중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다. 코로나19사태로 항공업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간 공멸은 막아야하지 않겠나. 단순하게 산은에 맡길 게 아니라 국토부나 금융위원회 등 범 정부차원에서 대처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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