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월 선행 PER 13배 위로···리먼 사태 직전까지 올라증권가 “코스피 단기 급등, 과열로 보기 어려워”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3.02배를 기록했다. 과거 12개월 선행 PER이 13배보다 높았던 적은 지난 8월(13.15배)를 제외하면 IT 버블시기인 2000년 6월(20.1배)가 유이하다.
PER은 기업들의 12개월 예상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지표다. 통상 PER이 높으면 주가가 과열됐다고 판단한다. 순이익보다 주가가 빨리 오를 때 PER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재 기록한 PER 13배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7년말 기록한 고점 수준이다. 이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코스피 PER은 곤두박질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PER 13배가 고점이며 시장 과열을 나타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단순 PER 지표로만 시장 과열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코스피가 큰 저항 없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향후 기업이익 증가에 대한 확신보다는 과거에 비해 높은 PER를 적용할 수 있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매출비율(PSR)까지 모두 급등했다면 과열로 해석할 수 있지만 지금은 PER만 급등한 상태”라며 “코스피 이익률이 역사적 바닥권이거나 애널리스트의 이익 추정치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해 보인다”고 밝혔다.
주식에 붙는 위험할증(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졌기 때문에 과거의 평가 기준으로 시장을 판단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에 한국 국가위험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계산한 한국 주식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11월 말 기준 5.0%로 2005년 이후 최저치”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한국 주식 리스크 프리미엄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hur@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