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장, 사의 표명···연말 임원인사 퇴임 유력대한항공, 내년 6월 이후께 공식적 경영개입 가능외부영입도 불가능···실제 경영불가 직함만 대표 외국인·화물전문가인 부사장급 가능성↓, ‘전무’서 뽑을듯통상 그룹파견이나 재무·기획통 선임···후임자 예단 불가
항공업계에서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근이 아니면서,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전무급 인사 중 추려질 것이라 전망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KDB산업은행과 이번주 중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월 매각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 차례 임원인사를 건너뛴 바 있다.
한창수 사장은 이번 인사에 맞춰 자진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회사와 채권단 측에 전달한 상태다. 대한항공과의 수월한 통합 절차와 ‘금호색깔’ 지우기 등을 고려할 때, 연내 퇴임 가능성이 높게 점처진다.
1959년생인 한 사장은 성균관대 회계학과를 거쳐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아시아나항공 창립 멤버이자 박 전 회장의 최측근인 ‘재무전문가’로, 1986년 금호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관리본부, 전략기획본부, 경영지원본부 임원을 거쳐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졌다.
한 사장은 ‘기내식 대란’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수천 전 사장의 후임으로 2018년 9월 선임됐다. 임기는 오는 2022년 9월까지지만, 채울 수 없게 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는 내년 6월 이후에나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한 사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한시적으로 대표직을 수행할 임시 대표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후임은 내부 선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모기업이 되는 대한항공이 임원을 파견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이후에 합법적인 최대주주가 되는 만큼, 이때까지 경영 개입이 불가능하다.
외부 영입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형항공사(FSC)간의 통합 절차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이 신임 대표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경영 관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직함만 대표’ 자리를 수락할 인물을 찾는 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한 사장 다음 직급인 부사장급 임원으로는 야마무라 아키요시 안전·보안실장과 김광석 화물본부장 2명이 있다. 야마무라 부사장은 일본 국적이기 때문에 국내 항공사 대표 자리에 오를 수 없다. 김광석 부사장의 경우 한 사장과 함께 박 전 회장 라인으로 분류되고, 화물영업·기획·서비스 등을 거친 화물 전문가라는 점에서 대표직 수행에 대한 시장 동의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할 전무급 인사들 중 후임자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시아나항공에는 10명의 전무가 근무 중이다. 역대 대표이사들은 경영기획 또는 재무 전문가이거나, 그룹에서 파견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후임자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영관리본부장이면서 사내이사인 안병석 전무가 임시 대표에 오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기존 핵심 경영진이라는 이유로 배제될 것이란 반론이 적지 않다. 전략기획본부를 이끌며 재무분야를 담당하는 진종섭 전무도 후보로 거론된다. 진종섭 전무는 에어부산 기타비상무이사, 에어서울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영과 무관하지만, 내부 신망이 높은 인물이 대표자리에 앉을 것이란 의견이 제기된다. 대한항공과의 통합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직원들을 다독이고 불안감을 해소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할 것이란 얘기다.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계열 저비용항공사(LCC)도 수장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LCC 최장수 대표’인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은 2014년부터 CEO를 맡아왔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에어포트 대표 출신인 조규영 대표가 2018년부터 이끌고 있다.
한편, 임원의 경우 계약직이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산은의 고용보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 상당수의 임원이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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