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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SG 경영 위한 협의체 출범 어떨까

오피니언 기자수첩

[임정혁의 산업부 타자기] ESG 경영 위한 협의체 출범 어떨까

등록 2021.03.17 09:36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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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경영 위한 협의체 출범 어떨까 기사의 사진

자꾸 쓰면 설명이 필요 없다. 뜻을 풀어써야 하는 기사에서도 그렇다. 요즘엔 ESG다. 환경(Environment)·사회(Society)·지배구조(Governance) 머리글자를 따서 ESG로 칭한다. 이제는 괄호 안 해설이 없어도 이해할 수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기업이 ESG 경영을 선언했다는 소식이 나올 정도로 열풍이다. 조금 다르긴 해도 몇 년 전 자주 거론된 사회적 가치 같은 ‘착한 기업’ 개념마저 모조리 ESG가 빨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각 기업의 ESG 성과를 측정해 이를 등급별로 발표하고 있다. 무디스를 비롯한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에서는 ESG를 부채비율 등과 함께 신용평가의 한 요소로 삼고 있다. 바야흐로 ESG 시대다.

최근의 현상으로 보기엔 ESG 유래가 꽤 된다. 훨씬 오래전에 우리 곁에 다가왔다. 국내에서 ESG 개념이 일반에 등장한 건 2006년으로 추정된다. 그해 4월 27일 유엔 코피아난 사무총장과 캘퍼스를 비롯한 전 세계 30여개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만났다. 이들은 ‘사회책임투자원칙’에 서명하면서 ESG를 골자로 삼았다. 금융기관의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대상 기업의 ESG 지표를 고려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 내용이 국내에 보도되면서 ESG 개념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후 국내에서 사회책임투자펀드(SRI)가 등장해 “재무 기준이 아무리 좋더라도 ESG가 좋지 않으면 편입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내걸기도 했다. 바다 건너 영국과 미국에선 이미 1990년대에 사회책임투자 철학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우리는 이미 접한 ESG를 15년여가 흐른 뒤 오늘날의 현상처럼 접하고 있는 셈이다. 그 가운데 각 기업이 세운 ESG 경영 노선도 조금씩 다르다. 개별 기업의 경영 환경이 다르므로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ESG 경영의 기준점 역시 확대 발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 가장 눈에 띈 기업은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ESG 경영을 선언하면서 아예 AI(인공지능) 윤리를 4대 핵심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일각에선 엔씨소프트가 특색 있는 ESG 경영을 확립했다고 하지만 사실 AI는 모든 기업에 화두다. 그만큼 앞으로 모든 기업이 ESG 경영을 위해 AI 윤리를 고심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란 건 갑론을박의 여지가 없다. 기업마다 그 시기가 다를 뿐이다. 결국 ESG 경영이라는 큰 틀이 개별 기업 성격에 맞는 특색으로 나아가기보다는 보편적인 개념으로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 첫 번째 지점이 ‘AI를 둘러싼 ESG 경영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지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이참에 국내 기업 간 ESG 경영을 논의하고 지원하는 하나의 협의체 출범도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이 모여 ESG 시대를 가다듬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협의체를 통해 외부에 표출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마침 전경련, 대한상의, 경총, 무역협회, 중기중앙회 등 경제5단체 수장이 전부 기업인으로 바뀌어 그 어느 때보다 기업들의 운신 폭이 넓어졌다. 전경련은 아예 ESG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동시에 이러한 경영 확대로 빚어질 만약의 법정 분쟁까지 지원하는 부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2025년부터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부터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된다. 기업 현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주를 이루겠지만 막상 부담스러운 여러 어려움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 기밀 유지와 사실관계 공시 의무 사이에서 ESG를 둘러싼 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서다.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 ESG 협의체를 구성하고 목소리를 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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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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