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포스코, 신사업 방향성 닮은꼴해상풍력 부유체 개발 “SK, 포스코에 제안”배터리·수소·신소재 등 다방면 시너지 모색
재계에선 양사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꼽은 배터리, 수소, 친환경차, 해상풍력 등 미래 먹거리 상당부분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SK건설과 포스코는 지난 7일 부유식 해상풍력 고유부유체를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부유체 모델 개발을 위한 기본 설계와 수조 테스트, 실시 설계, 시제품 제작·실증 등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한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은 해저면보다 더 먼 바다에 풍력발전기를 띄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부유체는 발전기를 지지해주는 바다에 떠 있는 구조물이다. 포스코는 부유체에 고성능 강재를 적용하고, SK건설은 핵심기술을 확보해 포스코와 공동개발자로 참여한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신에너지 정책에 맞춰 오는 2030년께 13기가와트(GW) 수준으로 지금보다 100배 커질 전망이다. SK와 포스코는 이러한 먹거리 시장이 열리자 한국형 부유체 모델을 독자 개발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국산화하겠다는 것이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은 앞으로 먼 바다로 나가는 부유식 방식이 많아질 것”이라며 “한국은 떠오르는 해상풍력 시장으로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고 외국의 경험 많은 글로벌 선두기업들이 발전기와 부유체에 가장 눈독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SK건설이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국내외 15개사와 부유식 해상풍력 관련 사업에 협력을 구축한 이후 포스코에도 협력 제의 요청이 들어와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친환경 신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ESG 경영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그룹 지주회사 SK(주)가 지분 44.4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인 SK(주)를 중심으로 계열사 지배력을 확보한 만큼, 포스코와 사업 협력 방안엔 최종 의사결정권자로 관여하지 않을 수 없다.
SK와 포스코 간 사업 협력은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와 최정우 회장의 ‘기업시민’ 경영 철학이 공통분모를 갖고 두 기업 총수가 올 초 두 번째 공개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계열사 사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초 SK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포스코와 손잡고 자동차 경량화 신소재를 개발한다고 외부에 공개했다. 미래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해 전기차 배터리팩 생산에 적용할 수 있는 복합·철강 소재와 접착력을 높인 플라스틱 소재 등 차량용 신소재 연구개발에 힘을 보탠다는 내용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를 포스코케미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에서 공급받고 있는데, 해외 공장 증설 과정에서 공급사 다변화를 위해 포스코케미칼과 양극재 공급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의 양극재 공급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말 SK와 포스코가 수소 사업 전담조직을 꾸리고 신성장 동력으로 수소를 낙점한 배경도 다각도로 협력할 가능성을 높였다.
포스코는 제철소의 부생수소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고, 최근 수소생산 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하는 장기 비전을 공개했다. SK는 계열사 SK E&S를 중심으로 수소 생산은 물론 유통·공급까지 수소산업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다.
재계에선 양사가 영위하는 사업 분야에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과 사업뱡향성을 보면 접점이 많고, 사업적 지향점이 비슷하다”며 “지난해 서로 미팅도 많이 하고 최근엔 포항에서 도시락 봉사활동도 같이 했는데, 앞으로 협력이 더 많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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