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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3형제, 후계 구도 ‘제조-금융-레저’ 명확해졌다

한화가 3형제, 후계 구도 ‘제조-금융-레저’ 명확해졌다

등록 2021.05.27 15:50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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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사장, 태양광·수소 이어 항공우주 전담김동원 전무, 금융계열사 승계 유력···유일 주식 보유김동선 상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레저 그룹장 이동지배구조 정리 과제···삼남, 향후 건설계열사도 맡을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아들들의 승계 윤곽이 또렷해지고 있다. 첫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태양광과 항공우주 등 제조업을 포함한 그룹 전반을,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계열사를, 셋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보는 레저사업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재계 등에 따르면 김 상무보는 최근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 레저 그룹장으로 이동했다. 김 상무보는 승마선수 출신이라는 경험과 글로벌 네트위크를 기반으로 승마사업 총괄과 레저 분야 신사업 개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김 상무보의 이번 계열사 이동을 놓고 한화가 3형제의 후계 구도가 사실상 정립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김 회장이 7년 만에 경영복귀한 만큼, 3형제로의 승계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실현되는 것이란 분위기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실질 지주사인 ㈜한화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핵심 계열사 3곳의 미등기 임원에 오른 바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경영 행보를 보이는 것은 장남 김동관 사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출범한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통합법인인 한화솔루션에서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태양광사업 성과를 인정받은 그는 수소 등 미래사업도 주도하고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합병하며 사세를 키웠다. 갤러리아는 백화점 등 리테일사업을 영위하고, 도시개발은 산업단지 등 부동산 개발과 공급을 맡고 있다. 이번 합병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갤러리아와 도시개발 부문의 신용도 상승에 따른 유리한 자금 조달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궁극적으로는 김 사장이 유통과 건설 영역에도 관여할 수 있게 되면서 영향력이 더욱 강화됐다.

또 ㈜한화의 전략부문장도 겸직 중이다. 미등기임원이지만,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한화의 미래 비전 수립과 투자 방향 설정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은 김 사장의 지배력 강화와도 연결된다.

김 사장은 올 들어 우주사업으로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사장은 방산·항공 중간지주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출범한 그룹 우주사업 전담조직인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도 맡았다. 스페이스 허브는 각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항공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 데 모으는 역활을 한다. 김 사장이 항공우주 관련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 팀장을 맡은 배경에는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차남 김동원 전무는 일찍부터 금융 계열사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전무가 형제들 중 유일하게 근무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한 점을 이를 뒷받침한다. 김 전무는 2019년 한화생명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김 사장이나 김 상무보는 ㈜한화와 또다른 지주사격인 에이치솔루션의 주식만 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승진한 김 전무는 한화생명에서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다. 올 초에는 미래전략, 거버넌스, 해외, 컴플라이언스, 전략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략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에도 올랐다.

김 상무보가 맡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형들이 이끄는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 부문에서 뒤쳐진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19년부터 연간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부담이 크다.

하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프리미엄 강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한화건설 100% 자회사인 부동산 서비스 전문 기업 한화에스테이트 합병을 결정하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숙박시설 개발과 운영 역량을 한화에스테이트의 부동산 기획, 컨설팅, 시설 관리 역량과 접목해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3형제로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이 경영일선으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았고, 지배구조 정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와 3형제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이 이중 지주사 체제를 그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상단에 위치하는 식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작업이 완수되기까지는 상당한 자금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건설 계열사는 향후 김 상무보가 맡게될 가능성이 큰 만큼, 지분정리가 필요하다. 한화솔루션에 합병된 도시개발 부문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나 한화건설이 양도받는 방식이 거론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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