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시장과 관련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
올해 전세계적인 트랜드로 자리매김한 ESG경영은 우리 금융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든 금융지주사들이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를 만들었고 올해 ESG 관련 채권 발행 규모는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000억원 가량 발행된 데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역시 금융권이 ESG경영을 확대하는 데 일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29일 ‘2021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의’에 참여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권은 대출·투자 기준을 바꿔 기업들이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현상은 금융권은 물론 금융당국 역시 ESG의 ‘E’(환경) 부분만을 강조하는 것 처럼 보인다. 이는 ESG경영의 본질은 이해하기 보단 탄소제로 목표 달성과 같은 ‘의무 규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ESG경영은 총체적인 기업 경영의 결과가 ‘사회적 선’(善)으로 이끌어질 수 있도록하는 게 본질이다. 여기에 환경을 보호하는 지속가능한 경영과 사회 환원, 한국 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오너리스크 해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금융권과 기업들은 눈에 보이는 성과 위주 ESG경영에만 치중돼 있다. 당장 관련 채권을 발행하면서 금융권이 실천할 수 있는 손쉬운 ESG경영에 속하지만 이것만이 ESG경영의 다가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금융업 특성상 대형 지주회사들은 사회적 환원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을 지원할 수 있는 금융 상품 개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상품 개발, 유니콘 기업들을 위한 지원 등이 대표적으로 금융권이 할 수 있는 ‘S’(사회 환원)의 역할이다.
물론 현재 이런 상품과 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 지원 금리 인하 상품 등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이런 상품을 내놓기까지 과정을 보면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단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른 결과에 가깝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소상공인들의 현금줄이 말랐다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할 당시 1차 정부 지원금 수급 은행은 IBK기업은행이 유일했다. 선뜻 나서는 곳이 없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제일 처음 총대를 맸다는 게 금융권의 후일담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ESG경영은 잠시 반짝하는 주제가 아니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사회 환원은 이미 국내 기업 정서에서 필수불가결한 가치로 자리잡았다. 금융권의 사회적 기능이 막대한 만큼 각 금융지주 내 ESG위원회에서 사회 환원에 대한 가치를 제고해주길 바란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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