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전략책임자로 글로벌 1위 도료회사 출신 선임캐나다 알칸·미국 메탈세일즈 등 해외 화학사 경험삼화페인트 첫 CEO 타이틀···한화L&C·에어퍼스트 COO도포트폴리오 다변화·친환경 강화 임무, 효율성 향상도 관리
8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초 허 부사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허 부사장은 30년 가까이 국내외 화학산업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그는 1961년생 서울 출생인 허 부사장은 캐나다에서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윈저대 경제학 석사와 칼튼대 정량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캐나다 연바정부 경제분석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허 부사장은 이듬해 캐나다 알루미늄 생산 업체인 알칸에서 근무했다. 2006년에는 미국 메탈세일즈로 이직해 구매부문 부사장에 올랐다.
2년 뒤인 2008년 세계 도료(페인트) 분야 1위 기업인 네덜란드 악조 노벨로 자리를 옮겨 총괄 이사를 역임했고, 2014년 한국으로 돌아와 3년간 삼화페인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을 맡았다.
당시 약 70년간 오너경영 체제로 유지되던 삼화페인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입한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후 한화L&C와 에어퍼스트에서도 COO로 경력을 쌓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허 부사장 영입은 주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업 운영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사업은 크게 ▲산업자재 ▲화학소재 ▲필름 및 전자재료 ▲패션 ▲의류소재 총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매출의 44%가 산업자재, 19%가 화학소재, 14%가 필름 및 전자재료 분야에서 나온다. 3가지 핵심 사업의 매출 비중만 80%에 달한다.
허 부사장 전문분야는 화학소재 부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화학부문은 석유수지와 도료, 타이어용 등의 하이레놀(페놀수지), 전자재료 및 복합재료용 하이록시(에폭시수지), 코니우레탄(PU)과 엘라스(TPU) 등 고기능성 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전자, 건축산업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특히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타이어용 석유수지 부문과 5G향 전자재료용 에폭시수지 분야에서 시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수에폭시 분야의 생산 능력은 글로벌 1위이고, 페놀수지는 국내 1위와 아시아 2위를 기록 중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화학부문의 사업다각화와 친환경 제품 강화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자동차용 폴리우레탄이나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함유되지 않는 제품을 선보인다는 게 골자다.
허 부사장은 삼화페인트 근무 당시 건축용 도료 의존도를 70%에서 40%로 낮추고, 스마트폰 도료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친환경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도 이뤄낸 바 있다.
산업자재와 필름 및 전자재료 분야 역시 사업 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은 국내보다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해외 경험이 풍부한 허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산업자재 부문의 경우 5G 케이블용, 고부가 UHPT 타이어용 아라미드 등으로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 등 수요 확대에 따라 타이어코드 실적도 증대됐다. 필름 및 전자재료 부문은 폴더블용이나 전기차 관련 이차전지용 필름,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제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화학산업 시장 장악력이 제품 공급 능력과 품질 안정성 등으로 판가름된다는 점은 허 부사장의 영입 배경과 궤를 같이 한다. 허 부사장은 생산 효율성 등 제조 경쟁력 강화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5년 한국생산성학회가 수여하는 제조업 부문 CEO 대상을 수상한 경력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허 부사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생산공정을 개선하고 효율성 향상을 주도해 사업 안정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조직이 확대되고, 산업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라며 “허 부사장은 전반적인 기획과 전략, 앞으로의 대응 등을 총괄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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