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3년만에 흑자···2년 연속 경영평가 ‘A’체코 수주 눈 앞서 놓칠라···하반기 총력전 펼쳐야배임 혐의 기소에 당분간 기관 업무 차질 불가피
대전지검은 30일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과 관련 정 사장을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에 따른 정부의 한수원에 대한 손해 보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전 장관 지시에 따라 월성 1호기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경제성 평가결과를 조작하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조작된 평가결과로 2018년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를 속여 즉시 가동중단 의결을 이끌어 낸 다음 이를 실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한수원은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지난 4월 한국전력 공기업 CEO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그가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 매출액 9조9389억원, 영업이익 1조3386억원, 당기순이익 64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비 각각 10.80%, 56.67%, 111.63% 증가했다.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2018년 1조1456억원, 2019년 7830억원으로 감소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실적 부진과 부채 증가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이다.
한수원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2조 9174억 원, 영업이익 8761억 원, 당기순이익 5639억 원(연결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0%, 영업이익은 2.7배, 당기순이익은 3.1배 나란히 늘어났다. 이 추세라면 올해 한수원의 전체 영업이익은 3조 원대, 당기순이익은 2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3년간 최고 실적이었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대보다 2배 이상의 실적 상승이 가능해진다.
한수원은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A(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정 사장이 탈원전과 에너지 다양화 사업 등 정부의 정책방향에 적극 부응한 동시 실적 개선도 이끌어낸 결과이다.
최근 정 사장은 체코 신규원전 수주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 지난달 17일과 18일 이틀간 직접 체코 프라하를 방문, 신규원전 사업에 대한 한수원의 확고한 참여 의지를 체코 정부에 표명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 또한 18일 체코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 카렐 하블리첵 산업통상부 장관을 만나 적극적인 지원 활동을 펼치면서 원전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체코는 지난 22일 한국·미국·프랑스 3국에 서한을 보냄으로써 두코바니 신규원전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한 사업자 선정 과정의 하나인 안보평가 절차를 개시했다. 한수원은 이번 평가가 입찰자격심사에 해당하는 중요한 절차인 만큼 한수원이 체코의 국익과 안보 요건을 충족하는 최적의 잠재공급사임을 알리기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정 사장의 기소되면서 한수원의 행보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32조(임원의 직무 등) 3항에는 기관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형사소송법」 제70조 또는 제201조에 따라 기관장이 구속된 때를 포함한다)에는 정관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상임이사 중 1인이 그 직무를 대행하고, 상임이사가 없거나 그 직무를 대행할 수 없을 때에는 정관이 정하는 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탈원전 정책으로 기소된만큼 정부가 직위해제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지만 당분간 정 사장의 핵심 업무 수행에는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현재 정 사장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체코 원전 수주부터 일단 걱정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하반기부터 수주 총력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정 사장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경우 한수원의 임직원들은 버거운 숙제를 떠맡을 수 밖에 없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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