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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상표로 누구나 다 써도 되는 이름이다.
특정 상표(=브랜드)를 같은 업계 타 회사나 소비자가 오랫동안 자유롭게 쓰다 보니, 해당 브랜드가 너무 유명해져 상품군 자체를 가리키게 된 현상.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이를 ‘관용표장화’라 부릅니다.
이럴 경우 브랜드는 그 분야 상품들이 누구 것인지 알리는 기능, 즉 상표로서의 가치를 잃은 것으로 여겨집니다. 심지어 상표로 등록했더라도 상표권을 주장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로 든 초코파이나 불닭이 상표 가치를 상실한 대표적 사례.
초코파이는 당초 새로 만든 초코과자의 브랜드였는데요. 경쟁사들이 같은 명칭을 제품명으로 쓸 때 적절히 대응하지 않은 결과, 지금처럼 모두가 쓸 수 있는 이름이 된 것이지요.
불닭도 마찬가지. 불닭은 이미 지난 2000년에 상표 등록된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정작 2004년 매운 닭 요리가 선풍적 인기를 끌 때, 상표권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는데요.
이후 상표권 분쟁에서 법원은 이미 불닭이라는 명칭이 요리 이름으로 관용표장화됐다고 판단, 다른 업체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습니다.
☞ ‘불닭’을 사용한 타 업체가 상표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밖에 드라이아이스(고체 이산화탄소), 앱스토어(어플리케이션 구매 프로그램), 요요(줄을 풀어 돌리는 장난감), 매직블럭(세척용 스펀지) 등도 ‘상품명이 된 상표’라고 볼 수 있는데요.
특허청은 이와 관련, 관용표장화를 막으려면 상표권자가 브랜드와 상품명이 명확히 구별되게 브랜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타인이 무단으로 내 브랜드를 상품명처럼 쓰면 신속히 상표권 침해 금지를 청구하거나 필요할 경우 침해에 의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 특허청
또 소비자나 언론이 브랜드를 상품명처럼 사용한다면, 지속적 홍보를 통해 해당 명칭이 브랜드라는 사실과 별도의 상품명을 소비자와 언론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도 전했지요.
“최근 국내 제약업체 간 분쟁 대상이 되는 의약품의 명칭은 ‘보톡스’가 아닌 ‘보톨리늄 톡신’” - 지난 5월, 제약업체 알레간 에스테틱스
초코파이를, 불닭을 아무곳에서나 다 쓰고 있는 이유를 살펴봤습니다.
혹시 ‘아직은 인기와 무관한’ 브랜드를 갖고 있나요? 유명세는 번개처럼 찾아올지 모릅니다. 시간이 된다면 미리 준비해두세요.
뉴스웨이 이성인 기자
sile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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