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투자 고객 접근성 높은 지상파·종편 인접 채널 차지높아진 인지도에 T커머스 3사 지난해 실적도 ‘잭팟’“라이브커머스 TV 화면 송출 황금 채널 경쟁 심화할 것”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 올레TV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K쇼핑을 2번에서 12번으로, NS홈쇼핑을 12번에서 2번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채널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다. 신고 절차 후 오는 22일부터 변경된 채널로 운영된다.
이로써 K쇼핑은 국내 최대 유료방송 플랫폼인 올레TV에서 소위 ‘황금 채널’을 차지하게 됐다. 올레TV에서는 SK스토아(17번), 신세계TV쇼핑(20번)도 비교적 앞자리 번호 대에 자리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서는 K쇼핑이 2번, SK스토아가 17번, 신세계TV쇼핑이 21번에서 방송을 송출 중이다. SK브로드밴드에선 K쇼핑이 T커머스 3사 중 가장 좋은 4번 채널을 가지고 있다.
T커머스와 홈쇼핑 업계에서는 좋은 채널을 따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지상파나 최근 인기가 높아진 종합편성채널과 인접해 고객 접근성이 용이한 채널을 확보할수록 취급액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개 10번대 안팎의 채널이 지상파와 인접해 송출 수수료도 가장 비싸다. 이번에 K쇼핑이 올레TV에서 거머쥔 12번 채널은 지상파에서 종편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어 시청자들이 리모컨 조작 시 걸리기 쉬운 황금 채널이다. 다음으로 종합편성채널과 인접한 10번 후반과 20번 초반, 5번 이하 채널의 선호도가 높다.
과거에는 전통 TV홈쇼핑사들이 좋은 채널을 차지하고 T커머스 채널은 30번 전후에 주로 포진돼있었다. 그러나 T커머스 채널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업체들도 과감하게 투자를 늘리면서 황금 채널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T커머스는 TV홈쇼핑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세는 홈쇼핑 업체들을 뛰어넘고 있다. 한국T커머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T커머스 시장 규모는 5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2016년 9977억원 수준이었으나, 2017년 1조8299억원으로 83.4% 껑충 뛰더니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했다. 2016년 당시와 비교하면 현재 시장 규모는 5배 이상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성장률은 28.9%로 다소 둔화했지만, 같은 기간 전체 TV홈쇼핑 시장 규모가 매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친 것에 비하면 여전히 전망이 밝다.
이에 따라 주요 T커머스 업체(SK스토아·신세계TV쇼핑·K쇼핑)의 실적도 급증했다. SK스토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23% 증가한 2687억원을, 영업이익은 40배가량 증가한 208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TV쇼핑의 매출액은 2309억원으로 42.4% 늘었고 영업이익은 256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K쇼핑도 매출액 2284억원, 영업이익 18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T커머스가 주류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에 TV홈쇼핑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최근 T커머스 업체들이 앱에서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TV 화면을 통해서도 볼 수 있게끔 하며 홈쇼핑과 경계조차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T커머스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생방송 위주 홈쇼핑과 구분 짓기 위해서 녹화방송만 가능했지만, 리모컨 조작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K쇼핑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과 TV앱 동시 라이브방송을 시작했다. K쇼핑에서 모바일 라이브만 진행할 때보다 TV에서 함께 방송됐을 때 판매량도 10배 이상 늘어 매출액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업계는 T커머스가 TV 화면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송출하게 되며 경쟁이나 규제가 더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K쇼핑이나 SK스토아 등 일부 T커머스 업체들의 경우 모기업이 IPTV 사업자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에서는 좋은 채널을 차지하기 위해 고액을 베팅하는 데 거리낌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은 결국 송출 수수료 경쟁 심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가 좋은 채널을 가져가면 ‘재핑 효과’(채널을 돌리다가 중간에 있는 채널의 시청률이 높아지는 현상)에 따라 당연히 매출액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순수한 경쟁 측면에서 보면 비난할 수 없지만, 송출 수수로 경쟁이 과잉될 경우 건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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