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중견 부동산업체 성정으로 인수 절차기존 LCC들, 자금난에 유상증자·신규 투자자 확보 신생업체 더욱 열악···‘에어로케이 매각설’ 대표 사례플라이강원, 감자·유증 계획에도 잠재적 매물로 분류에어프레미아, 상반기 650억 투자 불구 성장성 우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24일 스토킹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방식으로 우선매수권을 확보한 충청 지역 중견 부동산업체인 성정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항공은 당초 이달 20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채권 확정과 서버 구축을 위한 물리적인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오는 9월 20일까지 기한을 늦췄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부채 규모가 막대하고, 인수 후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매각전이 실패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성정과 쌍방울그룹의 2파전이 치뤄졌다. 쌍방울그룹은 성정이 가계약 당시 써낸 금액보다 소폭 높은 금액을 제시했지만, 성정이 이 금액대를 맞추기로 하면서 매각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추가적인 M&A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된 만큼, 항공사들의 경영난이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하반기 국제선 노선 재개 기대감도 무너지고 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기존 LCC들은 대규모 유상증자나 신규 투자처 확보 등을 추진한다. 이미 자본잠식으로 기초체력이 약해진 상태지만, 기재 반납과 무급휴직 등 추가 비용절감책으로 버틴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문제는 신생 LCC다. 신생 LCC는 업력이 짧고 쌓아둔 현금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일부는 아직 첫 취항도 못했다. 모기업이나 외부로부터의 자금 조달이 원할하지 않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실패한 쌍방울그룹이 에어로케이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쌍방울그룹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에어로케이 매물설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에어로케이는 2019년 3월 신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취항 시기가 계속 미뤄졌고, 올해 4월에서야 첫 항공기를 띄웠다. 현재 보유 기재는 A320(180석) 1대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에어로케이의 2분기(4~6월) 총 운항편수는 840회이고, 수송 여객수는 4만2530명이다. 탑승률이 30%를 넘지 못하는 만큼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좌석간 거리두기를 고려하더라도, 저조한 탑승률이다.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에어로케이홀딩스이다. 에어로케이홀딩스는 전문 투자회사인 에이티넘파트너스와 에스에이치벤처스 등이다. 자금 조달의 경우 비상장사인 만큼, 모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에이티넘파트너스는 투자자만 확보된다면 지분 매각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 LCC 중 가장 먼저 비행을 시작한 플라이강원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양양공항이 거점인 플라이강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전체 직원의 70% 가량이 무급 휴직 중이고, 보유 기재 3대 중 2대를 조기반납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이 때문에 최대주주를 비롯해 다수의 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가 항공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나돌기도 했다.
플라이강원은 현금 마련을 위해 오는 9월 무상감자를 실시한 뒤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플라이강원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주원석 대표는 사재출연를 감행하고 있고, 다음달 중 신규 기재 1대를 도입한다.
하지만 플라이강원은 여전히 잠재적 매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현 상황을 버틸 뚜렷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3월 일찌감치 65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한숨 돌린 상태다. 또 항공운항증명(AOC)를 늦게 취득한 만큼, 인건비와 리스료 등 비용부담이 적다.
에어프레미아는 인천공항을 거점으로 중장거리 항공사를 표방한다. 첫 취항지는 김포~제주 국내선으로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선 운영에 제약이 불가피한 만큼,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기존 LCC와의 차별점이 없어 경쟁력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또 중대형기인 보잉 787-9를 운영하는 만큼, 국제선 취항까지 수익을 거둘 수 없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불발된 직후 제주항공의 티웨이항공 인수설이 불거진 것도 업황 요인이 크다”며 “신생 LCC들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기도 외부 악재와 맞닥뜨리며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지 않는다면, 매물설이 계속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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