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에 고승범 한은 금통위원 기재부·금융위 거친 금융정책 전문가‘신용카드·저축은행 사태’ 수습하기도가계부채 문제 등 현안 해결 힘쓸 듯
5일 청와대는 장관급인 금융위원장 후보에 고승범 한은 금통위원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1962년생인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경복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행정학 석사, 아메리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고승범 내정자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요직을 거쳤고 장기간 한은 금통위원으로 몸담아 금융정책과 거시경제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고 내정자는 제28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이래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1국 은행감독과장과 기획행정실 혁신행정과장, 기획행정실장을 맡아봤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2002년 4월~2003년 7월엔 청와대 경제복지노동특보실로 파견을 가기도 했다.
또 고 내정자는 금융위원회에선 금융서비스국장과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을 지냈고 2016년부터 약 5년간 한은 금통위원을 역임해왔다. 지난해 4월 한은 총재 추천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는데, 한은법 개정(1998년) 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사례여서 눈길을 끌었다.
덧붙여 고 내정자의 부친은 김영삼 정부 시절 건설부 장관을 지낸 고병우 씨이며, 여동생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부인인 고소희 씨다.
특히 고 내정자는 가계부채와 자본시장, 기업구조조정 관련 정책을 총괄해 금융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03년 청와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비은행감독과장으로 복귀한 이후 신용카드 사태를 담당했고, 2010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재직하면서는 저축은행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사태의 처리를 이끌었다.
아울러 지난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선 위원 7명 중 유일하게 금리를 0.25%p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 시선을 모았다.
업계에선 고 내정자가 이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살려 가계부채와 부동산 등 현안을 해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금통위원으로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금리 인상으로 풀자는 의견을 낸 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관심사다.
지난달 15일 금통위에서 고 내정자는 “최근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시장 등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우려된다”면서 “자산 시장의 과도한 가격 상승 기대를 소폭의 금리 인상으로 대처하긴 어렵겠지만 통화정책의 시그널링 효과 정도는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밖에 사모펀드 판매사에 대한 징계와 가상자산거래소 시장 조율,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악화된 금융권과 빅테크의 갈등 봉합 등도 고 내정자가 풀어낼 과제로 지목된다.
고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이르면 9월초 정식으로 취임할 전망이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경제·민생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최종구·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추진한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의 완전한 극복과 실물부문·민생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며 “한국판 뉴딜 추진, 금융산업 혁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선도형 경제·금융으로의 전환을 적극 뒷받침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한층 더 두텁게 하는 데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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