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상품 11번가에서 한 눈에···무료배송 혜택까지SKT 구독 상품 ‘우주패스’ 연계한 콘텐츠·커머스 결합네이버·신세계·쿠팡 3강 재편되던 이커머스 업계 흔들
11번가는 25일 SK텔레콤 구독 멤버십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아마존 미국(Amazon US) 판매 상품을 11번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11번가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선보이는 것은 협약 체결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당시 아마존은 11번가 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은 바 있다.
◇아마존이 11번가로 ‘쏙’···수천만 개 상품 무료배송 = 아마존은 현재 총 12개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아마존이 직접 해당 국가에 진출해 서비스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이번 13번째 한국 진출은 이례적으로 11번가와 제휴를 맺고 진출한다.
11번가는 아마존 상품을 11번가 홈페이지와 앱에서 볼 수 있도록 별도의 탭을 구성했다. 기존 11번가 앱에는 가장 왼쪽에 홈 탭이 자리했지만, 새로운 앱에서는 홈옆에 아마존 홈, 베스트, 딜 탭이 새롭게 생긴다. 그리고 어떤 탭에 있든 앱 하단에 아마존 홈으로 바로가기 버튼을 별도로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다. 아마존 홈에서는 아마존에서 진행되고 있는 딜 프로모션을 실시간 반영해 노출한다.
이번 제휴로 11번가에는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수천만 개의 상품이 들어오게 됐다. 배송 기간은 일반적인 상품의 경우 6~10일이 소요되며 상품 중 특히 인기 있는 상품군을 추출, 이 상품군은 배송 기간을 더 단축해 4~6일 걸리도록 했다.
SK텔레콤의 새로운 구독 서비스인 ‘우주패스’ 가입 고객은 가구와 같이 사이즈 큰 물건을 제외하고 모두 무료배송 혜택이 주어진다. 우주패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2만8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배송된다. 그뿐만 아니라 아마존 상품 구매 시에는 머니백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모든 고객은 고객 코드를 갖게 되는데, 아마존 상품을 추천해 추천받은 사람이 구매하면 구매자는 2%, 추천자는 1%가 적립된다.
해외직구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혔던 반품, 환불은 전담 고객센터로 해결했다. 11번가는 아마존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11번가에서 구매한 아마존 상품에 대한 모든 고객 문의를 전담해서 처리한다.
◇SKT 구독 상품에 포함···콘텐츠 소비자까지 흡수 = 업계는 이번 서비스 론칭을 발판삼아 11번가가 이커머스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1번가와 아마존의 제휴는 단순히 ‘해외직구’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1번가 아마존이 긴밀하게 연합전선을 만들어 큰 틀의 구독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11번가의 모회사 SK텔레콤은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를 선보였다. 우주패스는 아마존을 포함해서 구글, 스타벅스 등 글로벌 사업자부터 이마트, 배민, 파리바게트 등 빅 브랜드와 구독 대표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파트너들을 한데 모은 구독 서비스다.
우주패스는 월 4900원의 ‘미니(Mini)’와, 9900원의 ‘올(All)’로 구성된다. 두 상품 공통적으로 주어지는 혜택은 11번가 3000포인트와 아마존 무료 배송 및 1만원 할인 쿠폰이다. 미니를 선택하든, 올을 선택하든 11번가와 아마존 혜택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미니는 SK텔레콤의 OTT 플랫폼인 ‘웨이브 라이트’나 구글 원 멤버십을 선택할 수 있다. 올은 기본적으로 구글 원 멤버십이 추가되고, 다양한 개별 구독 상품(플로·웨이브·이마트·스타벅스·배민 등)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기존 SK텔레콤을 사용하지 않는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이 구독 서비스를 가입할 수 있는 데다, 웨이브와 플로 북스앤데이터 등의 ‘콘텐츠’ 이용자까지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번가는 우주패스를 통해 쇼핑과 미디어의 결합을 꾀할 수 있게 됐다. 특히 OTT 시장은 해마다 증가하면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실제 한국수출입은행 자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2012년 이후 연평균 28%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7801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웨이브는 현재 가입자가 370만명 수준이다.
이들이 그대로 제휴 플랫폼 내에서 소비를 일으킨다면 그 규모가 어마어마한 수준에 이르게 된다. 우주패스의 가격 정책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이 웨이브 등 콘텐츠를 통해 추가적으로 11번가로 대거 유입되면서 가능성도 크다.
◇ 콘텐츠·커머스 결합, 네이버-신세계 연합·쿠팡에 ‘맞짱’ = 이는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내세우고 있는 전략과 같다. 쿠팡은 자사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면서 신세계그룹과의 시너지도 노리고 있다.
쿠팡은 미국 증시 상장 이후 5조원 실탄을 확보한 이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에 공격 투자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말 신설한 쿠팡플레이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매출증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쿠팡이라는 플랫폼에서 미디어를 통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록인(Lock-in)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이는 결국 소비까지 이이진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서 디지털 콘텐츠 혜택으로 티빙 방송 무제한·네이버 웹툰 시리즈 쿠키 중정·영화 1편 무료나 네이버콘텐츠 체험팩을 제공한다. 티빙 혜택은 네이버가 지난해 10월 CJ그룹과 콘텐츠·물류 동맹을 맺으며 멤버십 결합 상품을 출시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는 티빙 지분 투자에도 참여해 글로벌 OTT에 맞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여기에 신세계그룹과도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장보기 서비스를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등 네이버 플랫폼에서 선보였다. 신세계는 패션·뷰티 자산과 상품 기획 역량을 활용, 네이버와 함께 올 하반기 명품 플랫폼 ‘럭셔리 부티크(가칭)’ 오픈을 준비 중이다. 또 신세계포인트와 네이버의 멤버십인 네이버플레스 혜택 결합 등도 추진한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이들을 위주로 3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커머스 업계 1위는 거래액 28조원의 네이버가 차지했고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가 뒤를 이었지만,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상위 사업자로 등극했다. 사업자들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시장에 거대 자본이 투입되면서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11번가 또한 이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으로 SK텔레콤, 아마존과 힘을 합치는 전략을 펼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SKT, 11번가, 아마존의 연합전선 형성으로 네이버와 신세계, CJ 연합과 쿠팡으로 굳어지던 이커머스 업계에 균열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며 “향후 시장은 얼마나 많은 고객을 묶어둘 수 있는 차별화 혜택을 선보이는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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