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6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대출자 이자부담 3조988억원 증가 예상부동산 투자 차익, 금리 인상보다 여전히 커추가 인상 가능성 있어···추세 지켜봐야
한국은행이 26일 15개월 만에 초저금리(0.5%) 시대를 끝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인상의 이유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은행 등 금융기관 조달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동반 상승한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파생되는 이자부담은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지난해 3∼5월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낮추며 같은 해 7월께 은행권에서는 ‘1%대’ 신용대출 금리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약 1년 만에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등으로 은행 대출금리는 이미 많이 뛰었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금융당국과 개별 은행의 우대금리 축소 등의 조치도 금리를 상승시켰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19일 기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2.96∼4.01% 수준이다. 지난해 7월 말(1.99∼3.51%)과 비교해 약 1년 새 하단이 0.9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연 2.62∼4.13%) 최저 수준도 지난해 7월 말(2.25∼3.96%)보다 0.37%포인트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압력까지 더해지면 대출금리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으로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3조988억원 가량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06조원 규모인데 이 중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따져도 1705조원이다. 이는 지난 6월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 잔액 중 72.7%가 변동금리 대출인 상황을 은행 외 금융기관에도 적용한 결과 값이다.
앞서 한은은 국회에 개인 대출(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전체 가계대출 이자는 11조8000억원, 자영업자는 5조2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추산은 작년 4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통계 가계(1630조2000억원)와 자영업자(777조원) 대출 잔액을 적용한 결과로 최신 가계대출 규모와 변동금리 비중을 반영하면 이자 부담 규모는 더 커진다.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데 비해 가계대출 증가세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억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투자 예상 수익이 추가 이자 부담보다 여전히 큰데다 가계 대출에는 차입 투자 수요뿐 아니라 생활고 등 불가피한 사유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이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시그널을 줬다는 점에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앞서 한은이 ‘순차적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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