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인수 후보 거론되던 롯데·카카오 참여 불투명해져발권 사업 확장 노리는 여행 플랫폼, 인수전 다시 불지펴야놀자·트립닷컴도 ‘군침’···여기어때와 OTA 삼파전 예상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기어때는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인터파크의 매각 주관사 NH투자증권과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검토 중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 28.41%다.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 자회사 등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되며 예비 입찰은 이달 말이다.
인터파크 매각대상 지분 가치는 약 13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매각가는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국내 1세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꼽히는 인터파크는 현재 쇼핑·도서·엔터·투어 등 4개 부문을 운영 중이다. G마켓을 만들어 키워냈지만, 2008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하며 점유율이 줄어들었고 이후 이커머스 시장경쟁에서 입지가 약화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을 떠받드는 양대 축인 여행·공연 부문이 완전히 무너졌다. 2019년까지만 해도 투어와 공연 부문 거래총액은 전체 거래액 중 70%에 육박했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중단되고 공연업계도 휘청이면서 인터파크는 개점 휴업 상태나 다름없어졌다. 인터파크의 투어·공연 부문 거래총액은 각각 4781억원, 2239억원으로 70%가량 급감했다.
거래총액은 줄었지만, 인터파크는 여전히 공연·티켓 예매 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이 70%에 달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전 초반에는 커머스 사업과 함께 티켓 예매 서비스 확장을 시도하는 카카오, 롯데제이티비와 공연장 샤롯데씨어터 등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이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거론만 됐을 뿐 실제로는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아 참여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인수전도 미지근한 상태라는 이야기가 지속했다. 그러다가 OTA 국내 1위인 야놀자와 세계 2위 트립닷컴 등 여행 플랫폼이 연이어 참전하며 불씨를 살렸다. 이번에는 야놀자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기여때까지 인터파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여행과 공연사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여행 플랫폼들의 사업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이번에 인수전에 뛰어든 여기어때는 2019년 사모펀드 운용사 CVC캐피탈에 인수된 이후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맛집, 렌터카, 항공을 아우르며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정명훈 전 CVC캐피탈 한국사무소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행사대행업, 항공·철도 렌터카 등 예약구매 대행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인터파크의 공연, 투어 부문을 인수하면 새로 추가한 사업목적 부문의 사세를 순식간에 불릴 수 있다. 실제 여기어때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인터파크에 대한 인수 의지도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야놀자 또한 지금까지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숙박교통, 레저, 티켓, 맛집 등으로 넓혀온 만큼 이번에도 사업 확장을 위해 인터파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의 투자를 유지해 자금도 풍부한 상황이다. 야놀자가 이 투자 유치로 향후 미국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인터파크를 비롯한 추가적인 M&A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재무 측면에서 가장 압도적인 인수 후보는 트립닷컴이다. 이 회사는 1999년 중국 상하이에 설립된 ‘씨트립’에서 시작해 2003년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1조원에 달하며 중국 시장점유율 60%로 1위를 점하고 있다. 2016년에는 영국 여행 검색 사이트 스카이스캐너를 인수했고 글로벌 여행 앱인 트립어드바이저와도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회사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트립닷컴이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국내 여행 예약·발권 분야로 시장을 넓힐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가 여행과 티켓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현재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는 여행 플랫폼들에게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매물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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