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 주 청와대에 후보 제출이찬우 전 기재차관, 수석부원장 하마평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원보 금감원장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2배수의 임원 후보를 청와대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 부원장과 부원장보가 모두 청와대 인사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추석 전후 인사 단행을 고려하면 이번 주엔 후보군을 추려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정은보 금감원장이 수석부원장을 포함해 부원장 4명과 부원장보급 10명 등 임원 14명을 모두 재검토하고 있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앞서 정 원장은 취임 직후 이들 임원 모두에게 일괄 사표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김은경 소비자보호처장을 비롯한 임원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부원장 후보로는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이찬우 경상남도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1966생인 이찬우 위원장은 부산 사대부고, 서울대 정치학과, 미국 예일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31회로 재정경제부(현 기재부)에 입문한 이후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실 행정관, 기재부 미래전략정책관, 미래사회정책국장, 경제정책국장, 기재부 차관보를 역임하기도 했다. 이찬우 위원장의 기재부와 경남 발전위원회 경력을 토대로 정은보 금감원장과 안면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정은보 금감원장이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로 꼽히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중징계 관련 항소를 눈앞에 둔 터라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대규모 인사 교체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손 회장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금감원 중징계를 받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 결과 법원은 1심에서 손 회장 손을 들어줬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17일까지 금감원이 항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은보 원장이 과거와 달라진 금감원 기류를 선언하기 위해 항소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키를 돌릴 것이란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은보 원장 입장에서는 과거 금감원의 실책을 인정하며 선을 긋는 동시에 관련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해 새로운 체제의 임원진을 꾸리는 명분도 얻는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 원장은 지난달 6일 취임사에서 “바람직한 금융 감독은 선제적 지도와 비조치의견서 등 사전적 감독을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라며 “사후적인 제재에만 의존해서는 금융권 협력을 이끌어내기 어렵고 결국은 소비자 보호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금융 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며 “민간에 금융감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로서 사후 교정뿐만 아니라 사전 예방에도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거의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와 미묘한 갈등을 일으키며 금융사들 사이에선 지나치게 제재 일변도를 걷는다는 불만이 있는 것을 정원장도 알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CEO 제재 등 전임 금감원장 체제에서 다소 무리한 판단이 아니냐고 잡음을 일으킨 손 회장을 비롯한 CEO 징계가 뒤집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은보 원장 취임사 전문을 보면 금융사 CEO를 징계하기 위해선 보다 엄정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전임 금감원장 체제와 선을 긋기 위해 첨예한 이슈에 과감한 결정을 하고 수석부원장 등 인사 쇄신으로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적기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최근 정은보 원장이 업무보고나 회의에서 사안을 질의하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면 예전부터 굉장한 준비를 해왔던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이번 선임이 아닌 과거부터 금감원장 후보 하마평에 오른 만큼 금감원장 선임이 되면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확실한 구상을 하고 취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따른 인사 구성도 이미 머릿속에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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