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쿠팡Inc, 韓 쿠팡에 올해만 9000억 자금 수혈물류센터에만 1조 OTT·배달앱에도 비용 대거 투입적자 규모는 지속 확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지적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보통주 5877주를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고 밝혔다. 주당 발행가격은 5000만원이며 총 2938억5000만원을 조달해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증자는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후 벌써 3번째다. 쿠팡은 앞서 4월과 7월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약 62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유증까지 합치면 쿠팡Inc에서 총 9000억원가량을 조달한 셈이다. 쿠팡Inc는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소유한 모회사로, 쿠팡은 꾸준히 주주배정증자를 진행해 쿠팡Inc에게 주식을 주고 현금을 받았다.
쿠팡이 지속해서 유증을 단행하는 이유는 상장 이후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겠단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상장을 마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분간은 국내 시장에 전념하겠다”며 “앞으로도 공격적, 지속적, 계획적으로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곧바로 물류센터 확충과 로켓배송 확대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부산·충북·경남(3곳)·전북을 합쳐 모두 6개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누적 투자규모는 1조200억원에 달한다.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NL코리아, 초록뱀미디어 제작 드라마 ‘어느 날(가제)’, 국가대표 경기 등 독점콘텐츠를 확보하고 차별화 포인트로는 교육 콘텐츠를 내세웠다.
음식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역시 지속적으로 영토를 넓히는 중이다. 쿠팡이츠는 2시간 이내 마트 상품을 배달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쿠팡이츠 마트’ 시범 운영을 시작한 것은 물론 새벽 6시 배달을 시작하며 시장 점유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라이더들과 고객들을 확보하기 위한 프로모션 비용도 대대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지속해서 자금을 수혈하는 것을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실 쿠팡은 지난해 적자를 대폭 줄이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흑자전환도 노려볼 만하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지난해 연결 기준 쿠팡의 영업손실은 5504억원으로, 2018년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절반가량을 줄인 셈이다.
그러나 올해는 쿠팡플레이·쿠팡이츠 등 신사업 진출 초기 비용이 증가했고 점유율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적자 폭은 더욱 늘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올해 쿠팡은 1분기 약 332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분기에도 전년 대비 5배 정도 증가한 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쿠팡의 자금 소진 속도가 빠른 데다 최근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에 쿠팡Inc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상장일 69달러까지 치솟았던 쿠팡 클래스A 주가는 점점 하락해 이달에는 최저가인 27달러선까지 주저앉았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쿠팡은 올해 3월 IPO 전후로 물류 인프라 투자를 급격히 확대했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도 둔화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고정비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다만 시장 점유율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2023년 상각전영업이익 기준 흑자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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