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7000억원 대출 요구에 산업은행 “아직 공식적인 요청 없어”“회생계획안 제출하면 검토 후 결정”‘전기차’ 중심 사업 개편안 점검할 듯
하지만 산업은행 측은 누차 언급했던 것처럼 실현 가능한 사업계획을 마련하지 않으면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산업은행 측은 “아직까지 에디슨모터스 측이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해온 사실이 없다”면서 “향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과 함께 검토한 뒤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즉,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존속 가능성을 담보하지 않는 한 지원할 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셈이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인수에 1조4800억~1조620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며 “에디슨모터스 유상증자, 나스닥 상장, 세미시스코 등을 통한 자금유치로 1조5000억원을 모아 쌍용차 발전에 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산업은행이 7000억~8000억원의 대출을 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택공장 부지 등 쌍용차 자산을 담보로 그 정도의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는데, 이를 산업은행에 요청하겠다는 의미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로의 매각이 성사된다 해도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임직원 임금 미지급분 등의 공익채권이 7000억원에 이르는 데다, 전기차 개발 비용과 운영자금도 확보해야 해서다.
그러나 산업은행 측은 난처해하는 분위기다.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혔을뿐더러, 정상화 방안과 대주주·근로자 등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하는 구조조정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이동걸 회장은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없으면 누구도 쌍용차를 살릴 수 없다”면서 “인수자가 사업계획을 제시하면 타당성을 평가한 뒤 대출 등 금융지원을 고민하겠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회장은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수준과 사업성을 검토해 쌍용차에 적정한 수준의 지원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사업성이 판단되지 않은 현 상황에선 지원에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추후 에디슨모터스가 내놓을 사업계획이 산업은행 측 마음을 움직일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산업은행 내부에선 쌍용차가 시장에서 다시 자리를 잡으려면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해야 할 것으로 진단한다.
지난 2월 기자간담회 당시 최대현 수석부행장은 “쌍용차가 올해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 많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전기차 부문에서 앞서나가는 상황”이라며 “쌍용차의 기술력이 뒤처졌다고 할 수는 없으나, 지속 생존하려면 전기차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일단 에디슨모터스 측은 전기차 중심 전략을 통해 쌍용차를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상태다. 에디슨모터스의 플랫폼을 활용해 티볼리와 코란도, 렉스턴 등 모든 모델을 전기차로 설계하는 등 내년 상반기까지 내연기관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가 정식으로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자동차산업에 해박한 외부 업체에 검증을 맡길 계획”이라며 “쌍용차 매각 절차가 끝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시기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에디슨모터스 측이 손을 내밀면 산업은행으로서도 이를 거절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2만여 명의 일자리가 걸려 있는 데다 여야 정당 모두 산업은행 차원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어서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국정감사에서 쌍용차 문제와 관련해 “기업이 위기의 순간을 맞았을 때 국책은행이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산업은행이 본질적 책무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에디슨모터스가 구조조정 없는 고용안정을 악속한 만큼 이번 사안은 자동차산업 발전과 일자리 유지를 위한 중요한 문제”라면서 “산업은행이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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