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출점 제한 영향 경쟁사와 격차 여전인수 통한 점포 수 확대 규모의 경제 실현 매각가·점주 변심 변수 인수 효과 '미지수'
다만 다소 높은 매각가와 인수 뒤 기존 가맹점과의 관계 재정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로 인해 온전한 인수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미니스톱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로 예비입찰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예비입찰에는 이마트24 외에도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유니슨캐피탈, 넵스톤홀딩스 등 사모펀드(PEF) 운용사 4~5곳이 참여했다. 삼일PwC는 적격 인수 후보를 선정하고 실사를 거쳐 내달 중 본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규모의 경제 통해 반전 노리는 이마트24=올 3분기 매출을 기준으로 이마트24는 매출 5169억원을 올리는데 그쳤다. GS25(1조9252억원), CU(1조8365억원), 세븐일레븐(1조1352억원)에 크게 뒤쳐진 수치다.
점포 수에서도 밀리고 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CU와 GS25는 각각 1만4923개, 1만4688개의 점포를 운영하며 업계 1위를 다투고 있다. 이어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다. 이마트24는 5169개로 3위 세븐일레븐의 절반에도 못 미친 수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편의점 업계에서 점포 수는 곧 매출로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셈이다. 업계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입장에선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나가야 하지만 ‘편의점 출점 제한 자율규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 편의점 점포의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규약으로 인해 점포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마트24는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점포 수 확대를 노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미니스톱의 점포 수는 2603개다. 이마트24가 이를 흡수하면 단숨에 점포 수가 8000여개로 늘어난다. 동시에 업계 3위 세븐일레븐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업체 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트24는 점유율을 높이지 않으면 경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유력 후보였던 세븐일레븐의 경우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매각전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수 효과 미지수···‘독이 든 성배’ 우려도=관건은 인수가가 될 전망이다. 앞서 한국미니스톱은 지난 2018년 한 차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바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이 참여했으나 이온그룹 측이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매각을 백지화했다. 당시 매각가는 4000억원이다.
업계는 이번 예상 거래가로 당시의 절반 수준인 2000억원을 추산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비싸다는 시각이 많다. 미니스톱이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미니스톱은 지난해 전년 대비 4.2% 감소한 매출 1조7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4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올해 이마트24의 모기업인 이마트가 SSG랜더스, 이베이코리아, W컨셉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자금 여력이 예전 같지 않은 점도 변수다. 미니스톱 인수를 위해 이마트24에 자금을 지원해줄지 여부도 미지수다.
인수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세븐일레븐의 경우 합병 작업을 마무리 하는데 애를 먹었다. 기존 바이더웨이 점주 중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달지 않은 점주들 또한 상당했다. 세븐일레븐의 가맹계약이나 운영방식 등에 동의하지 않아서다.
이마트24 또한 같은 경험이 있다. 이마트24는 2013년 위드미를 인수한 후 간판을 바꿔 다는 데 반년 이상 소요됐다. 특히 이마트24는 월회비 방식의 독특한 가맹계약을 맺고 있어 미니스톱 인수 후 간판을 바꿔다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이마트24가 통상적인 편의점 체인 계약인 가맹수수료(로열티) 방식을 도입할 것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니스톱 인수 후 이마트24와 미니스톱 점포 간 상권이 중복될 경우 이를 조정하는 문제도 어려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미니스톱은 물론 이마트24 점주들이 반발해 타 브랜드로 이탈할 가능성도 높아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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