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에 따른 기존 주주가치 훼손 보단이중상장 지양에 따른 순자산가치 할인 방지 주목내년 주총서 국민연금·일반주주 동의 얻는 게 관건
시장에선 포스코의 물적분할 결정에 기존 주주의 주주가치 희석을 우려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분할 방식보단 ‘이중 상장’ 지양에 주목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물적분할은 단순 방식에 불과하며 이보다는 이중상장에 따른 할인 우려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물적분할이 시장에서 우호적이지 못한 만큼 당분간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13일 포스코 주가는 오전 9시3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95%(5500원)오른 2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시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8%(500원)내린 28만1000원에 거래됐으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다.
앞서 포스코가 분할 방식을 결정한 지난 10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58%(1만3500원) 내린 28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물적분할로 일반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가치 희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정당한 보상도 거론되지 않자 일반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물적분할이란 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하고 이를 기존 회사의 100% 자회사로 만드는 형태의 분할이다. 자회사를 신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배력에 대한 부담이 없고 차입 외에도 증자 등 자본조달이 가능하다. 초기 투자가 많이 필요한 성장사업들이 물적분할돼 자본 증대를 통해 기업규모를 확장하는 경우 선호한다.
이러한 일반주주들의 불만에 증권가에선 물적분할이라는 방식보단 이중상장 지양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포스코는 물적분할 후 지주회사 산하의 사업법인들 (금번 분할대상인 철강사업부문 및 향후 신설 예정인 신사업 법인 등)의 상장을 지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포스코는 철강 사업법인의 정관에 ‘제3자배정’ 및 ‘일반공모’ 등 상장에 필요한 규정을 포함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증권가에선 이중상장 지양으로 물적분할 후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순자산가치 할인 가능성 등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지주회사 산하에 새로 설립되는 법인에 대해 상장을 지양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이중 상장에 따른 할인 우려는 거둬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원은 “포스코는 향후 상장 지주회사 중심의 선진적 지배구조를 유지할 것을 천명했고 이러한 관점에서 건설, 에너티 등 기존 비상장 자회사를 상장시킬 계획도 없다고 언급했다”며 “현재 지배주주순이익과 지주회사의 연결순이익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배당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배당도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적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한 배터리 회사들의 경우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사업 자회사의 지분매각을 통한 자금조달과 이에 따른 지배회사의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 약화가 필연적이었지만 포스코는 철강사업에 있어 대규모 투자가 불필요하므로 굳이 분할이후 사업회사가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물적분할을 발표했다고 해서 포스코 주가에 대해 과도하게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증권가에선 내년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했다. 특히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지분 9.74%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물적분할이 기존 주주들의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포스코의 경우 내년 1월28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여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기업분할 안건의 경우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과 출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일부 주주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지주회사 전환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3분기말 포스코의 주주구성은 국민연금이 9.75%로 최대주주이고 그 외 5% 이상의 물량을 보유한 대주주는 없다”며 “분산돼 있는 주주들의 동의 확보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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